[잠깐 읽기] 한옥은 숨 쉬는 생명 건축
더 한옥/행복이가득한집편집부
그릇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지듯 사는 집에 따라 생활의 맛도 달라진다. <더 한옥>은 궁궐 고택 절 같은 관람 공간에서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는 한옥을 소개한 책이다. 개인 주택과 상업 공간을 아울러 총 24곳이 소개돼 있다.
한옥은 숨을 쉬는 생명 건축이라고 한다. 한옥은 주변 장소의 목소리를 듣는 건축이다. 태양은 어느 방향에서 뜨는지, 가장 멀리 보이는 풍경은 무엇인지, 바람의 방향은 어떻게 되는지, 집 깊숙이 빛이 들어올 수 있는 적절한 창은 어떤 것인지 등을 헤아리는 건축이라는 것이다.
한옥 스테이 6곳은 여유가 넘치는 곳이다. 산청 율수원은 스스로 덕을 닦는 집이란 뜻을 지녔고, 해남 유선관은 자연을 벗 삼는 풍류가 깃들고, 영월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는 곳곳에 시선이 머무는 특별한 집이라고 한다. 문화가 흐르는 집 4곳도 소개돼 있다. 제주 카멜리아 힐의 향산기념관은 ‘동백 인생’이 담긴 곳이고, 서울 서촌의 정종미갤러리는 빛과 바람이 드나드는 곳이다. 한옥 마당에서 차를 마시는 경기도 함양당의 주인은 류효향 씨인데 한 달 중 보름을 본가인 부산에서 지낸다고 한다.
책에는 개인 주택이 많고 멋스럽다. ‘취향대로 고쳐 사는 집’ 11곳, ‘전통 재료로 모던하게 새로 지은 집’ 3곳이 소개돼 있다. 평온하고 자적한 삶, 영혼까지 자극받는 집, 풍경이 되는 예술, 인생을 굽는 곳, 작은 집에서 누리는 최대한의 즐거움, 전통의 질감과 색감이 있단다. 시원하고 상쾌하다는 여운이 남는다. 행복이가득한집편집부 지음/디자인하우스/224쪽/2만 6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