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가을 두 발로 느껴 볼까… 부울경 ‘명품 숲길’ 나들이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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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선정한 ‘명품 숲길’ 걸어볼 만
구포무장애숲길, 덱길만 걷는 편안함
대천천 누리길, 금정산 정기 온몸으로
솔마루길 2코스, 각양 소나무 인상적
큰마을저수지 둘레길, 고즈넉한 숲길

산림청이 지난달 ‘걷기 좋은 명품 숲길’로 선정한 부산 북구 구포동 ‘구포무장애숲길’. 구포무장애숲길은 계단 없이 나무 덱길로만 이어져 누구나 부담을 덜어내고 걸을 수 있는 숲길이다. 경사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 숲길의 끝 지점인 범방산전망대까지 덱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산림청이 지난달 ‘걷기 좋은 명품 숲길’로 선정한 부산 북구 구포동 ‘구포무장애숲길’. 구포무장애숲길은 계단 없이 나무 덱길로만 이어져 누구나 부담을 덜어내고 걸을 수 있는 숲길이다. 경사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 숲길의 끝 지점인 범방산전망대까지 덱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고 산들산들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여러 모로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걷기에 최적인 계절이다. 무더위와 혹한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과 겨울은 내버려두더라도, 적당한 기온이 유지되는 봄에도 잦은 비와 미세먼지, 황사 때문에 걸으러 나서기가 망설여진다. 걷기 좋은 계절, 가을을 보낸 뒤 후회해 봤자 만시지탄일 뿐. 때마침 산림청에서 국토 녹화 50주년을 기념해 ‘걷기 좋은 명품 숲길’ 50곳을 선정했다. 가까운 명품 숲길을 찾아 자연이 선물하는 생명의 기운을 담아오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 명품 숲길 중 접근성이 좋고, 코스 길이가 길지 않아 걷기에 부담이 없는 숲길들을 다녀왔다.


구포무장애숲길 입구. 입구 옆에는 자가용으로 숲길을 찾은 이들을 위한 주차 공간도 있다. 구포무장애숲길 입구. 입구 옆에는 자가용으로 숲길을 찾은 이들을 위한 주차 공간도 있다.
구포무장애숲길의 길이는 덱길이 끝나는 범방산 중허리 해발 210m 지점 범방산전망대(하늘바람전망대)까지 2km로, 다시 걸어 내려오는 것까지 감안하면 총 4km다. 구포무장애숲길의 길이는 덱길이 끝나는 범방산 중허리 해발 210m 지점 범방산전망대(하늘바람전망대)까지 2km로, 다시 걸어 내려오는 것까지 감안하면 총 4km다.
구포무장애숲길 덱길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출발 지점으로부터 거리가 표시돼 있다. 구포무장애숲길 덱길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출발 지점으로부터 거리가 표시돼 있다.
구포무장애숲길의 끝 지점인 범방산전망대. 해발 210m 지점에 있다. 구포무장애숲길의 끝 지점인 범방산전망대. 해발 210m 지점에 있다.
구포무장애숲길 범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서부산 지역 일대 전경. 걷다 보면 범방산전망대 이전에도 두 개의 전망대와 만나는데, 범방산전망대에서 보는 전경이 가장 탁 트였다. 구포무장애숲길 범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서부산 지역 일대 전경. 걷다 보면 범방산전망대 이전에도 두 개의 전망대와 만나는데, 범방산전망대에서 보는 전경이 가장 탁 트였다.

■부산 구포무장애숲길·대천천 누리길

부산 북구 구포동에 있는 ‘구포무장애숲길’은 오직 나무 덱으로만 이어지는 길로, 이름처럼 노약자·장애인·임신부·어린이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숲길이다. 계단이 없어 유모차와 휠체어도 이용할 수 있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구명역 2번 출구로 나와 15분 정도 낙동북로를 따라 부산시교육청학생예술문화회관 입구 방면으로 걸어 올라가면 오른쪽에 구포무장애숲길 안내판과 함께 그 뒤로 산을 오르는 덱길이 나타난다. 주차장도 갖췄다. 구포무장애숲길의 길이는 덱길이 끝나는 범방산 중허리 해발 210m 지점 범방산전망대(하늘바람전망대)까지 2km다. 전망대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까지 감안하면 총 4km다. 덱길은 범방산전망대까지 굽이돌아 이어진다. 누구나 숲길을 누릴 수 있도록 경사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서다.

덱길 양옆으로는 소나무와 왕벚나무, 단풍나무 등이 나란히 서서 반갑게 맞아준다. 범방산전망대에 닿기 전 전망대 두 곳을 만난다. 휴식은 물론, 낙동강과 맞닿은 서부산 지역 일대와 저 멀리 경남 김해와 양산 지역까지 탁 트인 조망이 펼쳐진다. 덱길을 오르는 동안 거북이 엎드려 알을 품은 듯한 거북바위(황제바위)와 충정 어린 정승의 모습을 한 정승바위(옛 맷돌바위) 등 절묘한 기암괴석을 찾아 보는 재미도 있다. 덱길 중간중간 지금까지 걸어온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가 붙어 있어 체력 배분을 할 수 있다. 범방산전망대에 도착해 전망 덱에 오르면 이전에 거쳤던 전망대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어서 그런지 조망이 더 뚜렷하고 시원하다. 범방산전망대에서 다시 내려오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이라 숲길을 둘러보며 여유롭고 수월하게 걸을 수 있다.

금정산 대천천 누리길 입구. 산자락 길쭉한 지형에 전망대와 쉼터, 잔디 광장, 유아체험숲, 주차장을 갖췄다. 숲길이라기보다는 공원처럼 느껴진다. 금정산 대천천 누리길 입구. 산자락 길쭉한 지형에 전망대와 쉼터, 잔디 광장, 유아체험숲, 주차장을 갖췄다. 숲길이라기보다는 공원처럼 느껴진다.
대천천 누리길 잔디밭에 있는 코끼리 모양의 미끄럼틀. 대천천 누리길 잔디밭에 있는 코끼리 모양의 미끄럼틀.
화명수목원에서 바라본 금정산. 화명수목원에서 바라본 금정산.

부산 북구 화명동 금정산 자락에 있는 ‘대천천 누리길’은 조성된 지 3년여밖에 되지 않은 데다, 산자락에 있어 아직 그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막상 찾아본 이들은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과 금정산 자락의 장대하고 시원한 경치를 잊지 못해 다시 찾고 싶어하는 곳이다. 대천천 누리길은 산성로 보행로를 따라 화명수목원 쪽으로 걸어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산자락 길쭉한 지형에 전망대와 쉼터, 잔디 광장, 유아체험숲, 주차장을 갖춰 숲길이라기보다는 공원처럼 느껴진다.

산림청은 대천천 누리길의 길이를 8km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대천천 누리길의 길이는 400m 정도다. 산림청은 대천천 누리길을 중심으로 인근에 있는 대천천, 화명수목원과 이어지는 길, 화명수목원 내 산책로, 그리고 금정산 산성마을까지 이어지는 갈맷길을 포함했다.

대천천 누리길은 산책로를 따라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특히 수국이 많이 식재돼 있어 개화 시기인 여름철엔 수국을 보러 찾는 이들이 많다. 전망대는 경사를 따라 3곳 설치돼 있다. 특히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누리전망대(전망대A)에서 금정산을 바라보면, 부산의 명산이 주는 정기가 온몸으로 스며든다.

누리전망대는 화명수목원과 덱길로 연결돼 있다. 화명수목원은 생태연못, 미로원, 침엽수원, 활엽수원 등 사이사이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걷기 좋다. 대천천 누리길에서 산성로 덱길은 따라 걸어 내려가면 물놀이 명소인 대천천 계곡과 애기소를 만난다.

울산 솔마루길 2코스의 시작 또는 끝이 되는 솔마루하늘길.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 출입구 쪽에 있다. 울산 솔마루길 2코스의 시작 또는 끝이 되는 솔마루하늘길.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 출입구 쪽에 있다.
계단을 밟고 솔마루하늘길에 올라서면 본격적인 솔마루길 2코스가 시작된다. 계단을 밟고 솔마루하늘길에 올라서면 본격적인 솔마루길 2코스가 시작된다.
소나무 숲이 울창한 울산 솔마루길 2코스. 울산 도심 숲길인 솔마루길 4개 코스 중 가장 인기가 있다. 솔마루길 2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종일관 변치 않는 풍경은 길 양옆으로 늘어선 소나무들이다. 소나무 숲이 울창한 울산 솔마루길 2코스. 울산 도심 숲길인 솔마루길 4개 코스 중 가장 인기가 있다. 솔마루길 2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종일관 변치 않는 풍경은 길 양옆으로 늘어선 소나무들이다.
솔마루길 2코스 솔마루다리. 솔마루길 1코스와 단절 없이 이어준다. 솔마루길 2코스 솔마루다리. 솔마루길 1코스와 단절 없이 이어준다.

■울산 솔마루길 2코스·큰마을저수지 둘레길

솔마루길 2코스(울산대공원 구간)와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은 울산을 대표하는 명품 숲길이다. 두 숲길 모두 도심 속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걷는 데 1~2시간 정도면 충분해 당일치기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솔마루길 2코스는 솔마루다리~울산대공원 현충탑 입구~솔마루하늘길 5.2km 구간으로, 울산대공원 속 산 능선을 따라 걷는 숲길이다. 솔마루길은 울산의 도심 속 숲길로, ‘소나무가 울창한 산등성이를 연결하는 산책로’라는 뜻을 담고 있다. 4개 코스(총 24km)로 구성돼 있으며, 선암호수공원과 신선산, 울산대공원, 삼호산, 남산, 태화강 둔치를 잇는다. 솔마루길 2코스는 숲이 가장 울창해 4개 코스 중 가장 인기 있다.

숲길 걷기는 솔마루하늘길에서 시작해도 되고, 반대로 솔마루다리를 출발점으로 잡아도 된다. 주차를 해야 한다면, 솔마루하늘길과 가까운 울산과학관이나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 솔마루다리 인근 공터에 하면 된다.

솔마루하늘길을 출발점으로 잡고 울산과학관에 주차한 뒤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 출입구 쪽으로 빠져나오면 차가 쌩쌩 달리는 대로(문수로)가 나온다. 횡단보도가 없어 주변을 둘러보니 일반 육교와는 생김새가 다른 육교가 있는데, 바로 솔마루하늘길이다. 솔마루하늘길은 솔마루길 2코스와 3코스의 숲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솔마루하늘길을 건너면 본격적으로 숲길이 시작된다. 산 능선을 따라 완만한 경사 길이 이어져 가벼운 차림으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야간 안전을 위해 돌고래 형상의 가로등도 띄엄띄엄 설치돼 있다. 짧지 않은 숲길이다 보니 ‘내가 제대로 걷고 있나’ 의구심이 수시로 생기지만, 그럴 때마다 친절한 이정표가 나타나 길을 헤맬 염려도 없다. 울산대공원이나 선암호수공원, 현충탑 쪽을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걸으면 된다.

솔마루길 2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종일관 변치 않는 풍경은 길 양옆으로 늘어선 소나무들이다. 수령이 꽤나 돼 보이는 소나무들이 둘레가 아름드리 크기부터 어른 손바닥만 한 것까지 다양하다. 하늘로 우뚝 솟은 소나무도 있고 등이 굽은 소나무도 있고 그 모습도 인간 군상처럼 각양이다. 솔마루길 2코스는 솔마루다리에서 끝난다. 솔마루다리 역시 육교처럼 생겼다. 숲길의 연속성을 위해 찻길을 건너 솔마루길 1코스를 이어준다. 솔마루하늘길에서 솔마루다리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무료하지 않다.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이 있는 큰마을저수지 산림공원 입구.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이 있는 큰마을저수지 산림공원 입구.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즈넉한 저수지 풍경.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즈넉한 저수지 풍경.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의 숲테마·습지지구.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은 구간별로 자연학습지구, 경관지구, 치유지구, 숲테마·습지지구 등의 테마가 있다. 숲테마·습지지구에는 습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수변 관찰 덱과 편백나무 숲 산책 공간이 있다.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의 숲테마·습지지구.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은 구간별로 자연학습지구, 경관지구, 치유지구, 숲테마·습지지구 등의 테마가 있다. 숲테마·습지지구에는 습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수변 관찰 덱과 편백나무 숲 산책 공간이 있다.
큰마을저수지 둘레길 숲테마·습지지구에서 본 돌무더기. 자연 생태계 복원을 위해 곤충들이 서식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큰마을저수지 둘레길 숲테마·습지지구에서 본 돌무더기. 자연 생태계 복원을 위해 곤충들이 서식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큰마을저수지 둘레길 치유지구에 있는 편백나무 숲. 큰마을저수지 둘레길 치유지구에 있는 편백나무 숲.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의 휴식과 조망 공간인 송백정. 송백정에서 맞은편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면,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수지 풍경과 고층 아파트 단지의 도회적인 분위기가 매우 이질적이면서도 조화롭다.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의 휴식과 조망 공간인 송백정. 송백정에서 맞은편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면,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수지 풍경과 고층 아파트 단지의 도회적인 분위기가 매우 이질적이면서도 조화롭다.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은 울산 동구 서부동에 있다. 염포산 자락에 위치한 큰마을저수지는 원래 바로 앞에 자리한 현대중공업의 공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저수지 둘레 숲길을 걸으며 휴식을 취하고 다양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 친환경 수변공원으로 변모했다. 숲길은 저수지 가장자리를 일주한다. 반시계 방향으로 걷든, 시계 방향으로 걷든 상관 없다. 길이는 2km가 조금 넘는다. 산자락에 있는 숲길이어서 오르락내리락 걸어야 하지만 비탈이 심하진 않아 가볍게 걸을 수 있다. 벤치와 정자가 곳곳에 설치돼 있어 저수지와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다. 특히 일주로 중간쯤에 있는 팔각정인 송백정에서는 저수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장 제대로,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즐길 수 있다. 송백정에서 맞은편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면,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수지 풍경과 고층 아파트 단지의 도회적인 분위기가 매우 이질적이면서도 조화롭다.

큰마을저수지 둘레길은 구간별로 자연학습지구, 경관지구, 치유지구, 숲테마·습지지구 등의 테마가 있다. 자연학습지구는 저수지 바로 옆 녹수초등학교 학생 등 어린이들을 위한 야외 교실, 체험 텃밭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송백정이 있는 경관지구에서는 저수지 일대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치유지구는 다양한 나무가 식재된 산림욕 공간이다. 숲테마·습지지구에는 습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수변 관찰 덱과 편백나무 숲 산책 공간이 있다. 아담한 숲속 놀이터도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기 좋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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