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증금 먹튀’ 임대관리업체 관계자 무더기 송치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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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서, 업체 대표 구속… 직원 7명도 불구속 송치
부산, 서울 등 전국 사업장 13곳서 횡령금만 122억 원

부산 동래경찰서 건물 전경 부산 동래경찰서 건물 전경

부산, 서울, 인천 등 전국에 사업장을 두고 오피스텔을 운영하다 세입자 보증금을 횡령한 임대관리업체(부산일보 8월 14일 자 1면 등 보도) 직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금액만 120억 원을 훌쩍 넘는 데다 수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어 피해 금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동래구 온천동의 한 오피스텔을 관리하는 A 임대관리업체 대표 30대 B 씨를 범죄단체조직·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업체에서 근무하던 직원 7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업체는 부산을 비롯해 서울, 인천, 광주, 경기도 파주·수원시 등 전국에 사업장을 두고 임대관리업을 수행했다. A 업체는 전국 13개 사업장, 340여 세대의 보증금을 횡령해 피해 금액만 12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에서는 동래구 온천동의 한 오피스텔에서만 170여 세대가 피해를 입어 피해 금액은 6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A 업체는 동래구를 포함해 연제구, 부산진구, 강서구, 동구 등 부산에서만 6개 사업장을 운영해 왔다. 지난 8월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제출받은 경찰은 수사를 이어가 지난달 17일 B 씨를 구속했다.

이들은 임대인들에게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상당을 매달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뒤 임차인에게는 보증금 4000만 원에 월세 15만 원으로 오피스텔 임대계약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보증금을 빼돌렸다. 이런 수법으로 빼돌린 보증금으로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다가 돈이 부족해지자 임대인들에게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고 잠적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90억 원 상당의 금액에 대해 검찰에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추징보전은 범죄에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피고인의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동결하는 조치다.

A 업체가 부산뿐 아니라 전국에 걸쳐 사업장을 운영한 만큼 수사 진행 결과에 따라 피해 금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인천, 충남, 경남 등 다른 지역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고 부산에서도 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가 남아있는 만큼 피해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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