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낮은 가격에 많은 개수 권할 땐 주의해야” [명의와 함께하는 휴&락]
[명의와 함께하는 휴&락]
⑤ 김복주 동아대병원 교수 ‘임플란트’
국산 기술력 좋아 수입산 추천 안 해
시술 후 유지 관리·구강 청결 중요
관리 제대로 안 하면 수명 짧아져
잘 유착되면 반영구적 사용 가능
발치 상태 오래 방치 땐 잇몸뼈 손상
디지털·무절개는 상태 따라 판단
잇몸 질환을 치료하고 신경 치료를 해도 해결되지 않을 때 마지막 단계에 심는 인공치아가 임플란트다. 어떤 임플란트를 선택해야 하는지, 심을 때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동아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김복주 교수로부터 들어본다. 이번 촬영은 부산의 랜드마크인 해운대 엘시티 전망대 엑스더스카이에서 진행했다. 전망대 높이는 384m이며 98·99·100층 3개 층에 조성돼 있다. 해 저물 무렵의 해안과 백사장 풍경이 일품이다.
-자연치아와 임플란트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자연치아는 미세 혈관과 신경이 분포돼 있어서 음식을 씹을 때 식감을 잘 느낄 수 있다. 또 치주인대라는 조직이 있어서 음식을 강하게 씹더라도 완충 작용을 해 준다는 점이 임플란트와 차이점이다. 자연치아는 염증에 대한 저항력이 높지만 임플란트는 상대적으로 낮다. 자연치아보다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브리지나 틀니에 비해 주변 치아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인공치아가 임플란트이다.”
-치과 치료에서 치아를 뽑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럼에도 꼭 발치해야 하는 경우는 언제인가.
“심한 치주염으로 치아가 많이 흔들리거나 충치로 치아가 심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치아를 보존할 수 없기 때문에 발치하는 것이 좋다. 상태가 좋지 않은 치아를 보존하다 보면 오히려 염증으로 인해 골수염, 농양 등의 큰 질환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임플란트는 염증에 취약하기 때문에 안 좋은 치아를 무리하게 살리는 것이 득보다는 실이 많아질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어떤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가.
“국산 임플란트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실제로 국산 임플란트의 성공률이 97~98%에 이를 정도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10년 이상 노하우를 보유한 국산 임플란트 제품은 믿고 사용해도 된다. 어떤 임플란트를 선택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임플란트 시술 후 유지 관리와 구강 환경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다.”
-임플란트 치료 기간은 보통 어느 정도인가. 원데이 임플란트도 있다고 하는데.
“평균 2~3개월 정도 소요된다. 만약 골이식을 동반한다면 6개월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임플란트 기술이 좋아져 원데이 임플란트를 적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치조골 상태, 주변 치아의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임플란트를 할 때 꼭 뼈 이식이 필요하나.
“치아를 발치한 상태로 오래 방치하면 잇몸뼈가 흡수되면서 점점 줄어든다. 일단 치아가 빠지면 첫 6개월 동안 약 30~40% 뼈가 흡수되고, 1년이 지나면 50%까지도 뼈가 흡수되기 때문에 발치한 시점에 따라 뼈 이식의 필요성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발치한 자리를 오래 두면 안 된다. 뼈가 약하거나 잇몸뼈가 많이 없는 경우에도 뼈 이식 후에 임플란트를 식립할 수 있기 때문에 잇몸뼈가 거의 없더라도 임플란트는 가능하다.”
-임플란트 치료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대표적인 합병증은 수술 부위 감염, 신경 손상, 그리고 출혈이 있을 수 있다. 흡연, 음주, 구강 청결 유지 등 수술 후 주의 사항만 잘 지키면 감염 위험은 매우 낮다. 신경 손상 등의 감각 저하는 CT가 대중화되면서 드물게 발생하고 있다. 심장 스탠트 시술이나 심장판막 수술 등으로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내과와의 협진을 통해 복용 약물을 조절하면 출혈로 인한 부작용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임플란트 수명은 어느 정도인가.
“평균 수명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잇몸뼈에 잘 유착된 상태로 정상적으로 치아의 기능을 한다면 자연치와 같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유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1년 이내에도 탈락할 수 있다.”
-치료 비용은 어느 정도가 적정한가.
“수입 임플란트가 국산보다 조금 더 비싸다. 국산 임플란트 성공률이 수입과 비교해 전혀 뒤처지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수입 임플란트를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 65세 이상 환자들에게 의료보험 임플란트를 시행하면서 적정 수가를 전수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개당 120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재료비, 기공 비용, 인건비 등을 포함한 가격이다.”
-임플란트를 다시 심게 되면 환자의 고통이 엄청나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
“요즘 저수가 임플란트 광고를 하는 치과들을 종종 본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받으면서 많은 개수의 임플란트를 무리해서 심자고 하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 임플란트를 치료한 의사가 갑자기 바뀌는 것도 환자에겐 큰 부담이다. 비정상적인 치료행위로 인해 심지어 폐업하는 곳도 있다. 치료 과정에 대한 설명을 납득할 수 있게 해주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가격보다는 믿을 수 있는 치과를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디지털, 무절개 임플란트는 좋은 건가.
“디지털, 무절개 임플란트는 정확한 위치에 출혈 없이 심을 수 있어서 치료 방법으로는 아주 좋은 개념이다. 그런데 임플란트 환자들은 대부분 잇몸뼈가 부족하기 때문에 무절개로 진행할 수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무절개를 고집하다 보면 부족한 잇몸뼈에 무리하게 심게 돼 수명이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서 무절개가 가능한지,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이 무엇인지 주치의와 잘 의논해야 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