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첫날 증시 날았다… 증권가 ‘과열 양상’ 경고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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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66% 급등 역대 최대폭
코스닥 41개월만에 사이드카 발동
공매도 쌓인 이차전지 폭등 주도
‘테마주 광풍 변질’ 경계 목소리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효과 우려
외국인 이탈 등 시장 위축 가능성

6일 공매도 전면 금지가 시행된 가운데 코스피가 전장보다 5% 넘게 급등해 2500대로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4.03포인트(5.66%) 상승한 2502.37로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전장보다 57.40포인트(7.34%) 폭등한 839.45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6일 공매도 전면 금지가 시행된 가운데 코스피가 전장보다 5% 넘게 급등해 2500대로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4.03포인트(5.66%) 상승한 2502.37로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전장보다 57.40포인트(7.34%) 폭등한 839.45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내년 6월 말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시행된 첫날인 6일 역대 최대폭인 134포인트 급등하며 단숨에 2500선으로 올라섰다. 코스닥도 22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며 단숨에 800선을 회복했다.

공매도 금지에 따른 개인 투자자 유입과 공매도 비중이 높은 이차전지 종목에서 쇼트커버링(환매수) 효과가 일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증권가는 ‘과열 양상’을 우려하고 있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의 자금 이탈 등으로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4.03포인트(5.66%) 오른 2502.37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22.76%), POSCO홀딩스(19.18%), 포스코퓨처엠(29.93%) 등 공매도 잔고가 많은 이차전지 종목이 일제히 급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112억 원, 2056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9181억 원을 순매도했다. .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57.40포인트(7.34%) 폭등한 839.45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코스닥 지수는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외국인이 4702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크게 끌어올렸다.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30.00%), 에코프로(29.98%), 금양(29.97%), 엘앤에프(25.30%) 등 이차전지 종목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거나 급등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한 것은 이들 종목이 공매도 잔고가 많은 영향으로 보인다.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는 쇼트커버링 등으로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주가를 밀어 올렸다는 뜻이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날 증시 급등을 바라보는 시장 주체들의 속내는 조금 다르다. 공매도 금지 조치를 원했던 1400만 명 개인 투자자들은 일제히 환호했지만, 증권가는 정치권 주도로 이뤄진 만큼 증시에 대한 대외 신인도 악화에 따른 외국인 이탈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월 펴낸 ‘공매도 규제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시행 이후 시장의 가격효율성은 저하됐고, 변동성은 증가했으며 시장거래는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과거 세 차례의 공매도 금지 기간 전후의 지수 흐름을 분석한 결과 공매도 금지 조치로 코스피, 코스닥 지수 등 주가지수가 상승할 수 있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론 별 영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한국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가 한국 증권시장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차전지 관련주 중심으로 급등한 증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공매도가 집중됐던 만큼 단기간에는 주가가 급등하며 지수를 견인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테마주 광풍으로 변질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금융당국 수장들은 증시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불법 공매도 문제를 제대로 시정하지 않으면 증시 신뢰 저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고 해명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공매도 금지 조치가 총선용 정책이 아니냐’는 질문에 “선진적 공매도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답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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