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달라졌다, 잠든 학교가 깨어났다 [2023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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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3. 부산 미래 교육

매일 아침 20분 수업 전 체육 활동
‘아침 체인지’ 내년 전국 확산 앞둬
학생 체력·인성·사회성 키우고
학교 인프라 강화로 도시도 활력
예산 확보 통해 사업 범위 넓힐 것

‘2023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3세션의 주제는 부산발 학교 아침혁명으로 꼽히는 ‘아침 체인지’였다. 박치욱 부산시교육청 장학관이 ‘혁신 정책으로 이끄는 부산 교육의 미래’를 내용으로 한 주제 발표를 하며 부산의 미래를 그렸다. 정종회 기자 jjh@ ‘2023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3세션의 주제는 부산발 학교 아침혁명으로 꼽히는 ‘아침 체인지’였다. 박치욱 부산시교육청 장학관이 ‘혁신 정책으로 이끄는 부산 교육의 미래’를 내용으로 한 주제 발표를 하며 부산의 미래를 그렸다. 정종회 기자 jjh@

2023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3세션의 주제는 올해 교육계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부산발 학교 아침 혁명 ‘아침 체인지’였다. 아침 체인지는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8시 50분까지 20분간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 전 진행하는 아침 체육 활동이다. 부산에서 처음 시작돼 타 시도에서도 도입을 검토할 정도로 대표적인 부산발 교육 혁신 사례로 꼽힌다. 교육계의 ‘핫이슈’인 아침 체인지를 기획하고 운영중인 부산시교육청 박치욱 장학관이 아침 체인지를 소개하며 부산의 미래를 그렸다.

부산 학교 현장에서 아침 체인지가 시작되고 매일 아침 학교는 시끌벅적해졌고 학생들의 생활엔 생기가 돌고 있다.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8시 50분까지 학생들은 축구, 농구부터 요가, 플래시몹까지 다양한 체육 활동으로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박 장학관은 “과거 아침 교실은 대부분 학생들이 엎드려 잠을 보충하는 시간이었다”며 “아침 체인지를 통해 코로나19로 단절된 학교가 아닌 신체 부대낌을 통한 건강과 체력을 회복하고 인성, 사회성을 키우는 학교로 바꾸고자 했다”고 말했다.

‘아침을 깨우자’는 파격적인 교육 실험은 학교 현장의 뜨거운 반응으로 돌아왔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체육활동을 해나가기 시작했고 등교를 힘들어하던 학생들도 아침 체인지 시간을 기다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당초 올해 초 아침 체인지 정책을 기획했을 때 시교육청은 시내 50개 학교에서 아침 체인지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학교별로 신청을 받자, 초·중·고 433개 학교에서 아침 체인지를 희망했다. 박 장학관은 “학교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웠고 단순히 체육활동을 넘어 학생들의 협동심, 인성을 키우는 시간으로 아침 체인지는 진화하고 있다”며 “교실을 깨워야 한다는 필요성을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느낀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현장 교사와 학부모도 아침 체인지로 바뀐 학교 모습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지사중 유준재 교사는 “학교에서 특기적성반, 자율반, 스포츠리그형반 등 다양한 형태로 아침 체인지를 진행하고 있다”며 “학교 운동장이 매일 붐비고 학교에도 생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연서초 박은경 학부모회장은 “매일 아침 7시 40분마다 티볼을 하러 아이가 학교에 가길래 무엇을 하는지 궁금할 때도 있었는데 하루하루 아이가 밝아지는 모습으로 아침 체인지의 효과를 체감하고 실감할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세션에서 박 장학관은 아침 체인지가 학교만의 일이 아닌 지역 사회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침 체인지로 학교 운동 시설 인프라가 강화되고 생활 체육 역량이 커지는 등 부산 전체가 좀 더 살기 좋은 도시로 ‘스케일 업’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장학관은 “학교 당 1000만 원을 지원해 학교 시설을 바꾸고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하는 것은 매우 가성비가 높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시교육청,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에서도 이 같은 활동을 장려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장학관은 아침 체인지 지역 사회 확대의 일환으로 토론 세션에서 즉석으로 ‘부산은행 아침 체인지 적금’을 제안하기도 했다. 청소년 대상 적금 상품 등으로 청소년의 체육 활동을 장려하자는 것이다. 박 장학관은 “지역 금융권에서 아침 체인지에 참여하는 청소년에게 우대 금리 등을 적용한 적금 상품을 만든다면 아침 체인지의 지역 상생형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시작된 아침 체인지는 내년 전국 확산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충남, 경남, 경북에서 내년 도입을 검토 중이고 교육부는 아침 체인지를 내년도 주요 정책으로 꼽기도 했다. 전국으로 아침 체인지가 입소문을 타면서 교육부는 아침 체인지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 예산을 대거 배정되기도 했다.

아침 체인지를 탄생시킨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아침 체인지 예산 확보의 의미를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로 강조했다. 하 교육감은 “교육청 자체 예산 135억 원과 교육부 지역현안사업 65억 원 등으로 아침 체인지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며 “학생 활동을 넘어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가족공감체인지, 아침 체인지 참여 학교가 함께 모이는 아침 체인지 어울림 한마당 등 아침 체인지의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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