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오라토리오 멘델스존 ‘엘리야’ 부산 무대 오른다
부산시립합창단 23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2021년 ‘메시아’·2022년 ‘천지창조’ 선보여
솔리스트·나주시립합창단과 독일어로 불러
한글 자막·부산시향 반주 등 150여 명 공연
부산시립합창단(예술감독 이기선)이 ‘세계 3대 오라토리오’ 연주를 마침내 마무리한다.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할 멘델스존 필생의 역작 ‘엘리야’가 마지막 무대이다. 시립합창단은 지난 2021년 ‘메시아’에 이어 지난해 하이든의 ‘천지창조’를 공연했다.
멘델스존 오라토리오 ‘엘리야’는 드라마틱한 구조와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음악사의 한 획을 그은 대작이지만 국내 공연장에선 쉽게 보기 드물다. 130여 분에 달하는 긴 연주 시간과 인물 감정 변화의 폭이 큰 작품이라 합창과 오케스트라, 솔리스트 등 대규모 연주단이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기선 예술감독 지휘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소프라노 정혜민(세종대 출강, 과부·천사), 메조소프라노 김선정(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천사·여왕), 테너 최원갑(부산시립합창단 수석 단원, 오바댜·아합왕), 바리톤 이광근(부산대 교수, 엘리야)이 솔리스트로 출연하고, 부산시립합창단, 나주시립합창단(예술감독 전진)이 한 무대를 꾸민다. 반주는 부산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최수열)이 맡았다. 이번 무대에 오르는 공연 관계자만 약 150명에 달한다.
오라토리오 ‘엘리야’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예언자 ‘엘리야’를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멘델스존은 걸작이 된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1844년)를 완성한 후 인기 절정을 누리지만, 너무 무리한 탓인지 투병 생활을 한다. 이때 멘델스존은 영국 버밍엄 뮤직 페스티벌로부터 대작을 의뢰받고, 1846년 2부 42곡으로 된 아름다우면서 박진감 넘치는 오라토리오를 완성한다. 이후 1847년 38세로 생을 마감한다.
‘엘리야’ 초연은 1846년 8월 28일 영국 버밍엄 타운홀에서 이뤄졌다. 초연 당시 가사는 영어였다. 멘델스존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의 개정 작업을 했다. 독일어 초연은 멘델스존 사망 3개월 후인 1848년 2월 3일 그의 39번째 생일에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니엘스 빌헬름 가데 지휘로 이뤄졌다. 이번 부산 공연도 독일어 버전(노벨로 합창 에디션)으로 연주한다.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1부는 우상 바알(Baal)과 아세라의 사제들과 맞서는 선지자 엘리야의 치열한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2부는 여왕의 복수와 사람들의 변심으로 위기에 빠진 엘리야가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하늘로 승천한다는 내용이다.
이기선 예술감독은 “멘델스존 특유의 낭만적인 선율과 색채감 넘치는 관현악이 조화를 이루며 종교와 예술의 일체감이 빛나는 작품”이라며 “푸가를 이용한 충실한 구성, 낭만적 색채의 선율, 박력 넘치는 스토리가 어우러진 공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솔리스트로 출연하는 테너 최원갑은 당초 출연 예정이던 최상호(한예종 교수)가 독감으로 21일 하차하면서 대신하지만, 내부 배역으로 꾸준히 연습해 왔다. 공연 문의 051-607-3132. R석 2만 원, S석 1만 원, A석 5000원.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