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K웹툰·웹소설… 해외로 뻗어간다
K웹툰·웹소설 IP 인기… 전세계 주목
‘N번째 연애’ 등 해외서 먼저 영상화
한국산 웹툰·웹소설 플랫폼도 큰 인기
한국의 웹툰·웹소설이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면서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이 세계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모양새다. 원작뿐 아니라 드라마·영화 등 영상 콘텐츠로로 재가공되는 사례가 해외에서도 잇따르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있는 국내 웹툰·웹소설은 10여 편이다. 이 중에는 ‘호형호제’ ‘아쿠아맨’ ‘N번째 연애’ 등 한국에서 아직 영상화되지 않은 작품도 여러 편 포함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2018~2019년 연재된 웹툰 ‘N번째 연애’가 대만 현지 제작사를 통해 드라마 시리즈로 나온다. 기획과 개발 작업을 거쳐 2025년 말 공개할 예정이다. 이 드라마가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건 국내외 통틀어 처음이다. 지난 2021년 6월부터는 현지화 작업을 거쳐 카카오웹툰 대만에서도 서비스됐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한 작품은 또 있다. ‘호형호제’는 태국에서 드라마로 제작됐고, ‘아쿠아맨’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재가공돼 후지TV 전파를 탔다. ‘너클걸’은 일본에서 영화로 제작됐다.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과 웹소설 ‘외과의사 앨리제’도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
인기 웹툰 ‘이태원 클라쓰’는 하나의 IP로 여러 국가에서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진 대표 콘텐츠다. 2020년 JTBC에서 방영돼 큰 인기를 끈 이 작품은 이후 일본 TV 아사히를 통해 ‘롯폰기 클라쓰’란 이름으로 방영됐다. 대만에서는 ‘파이어드 업(Fired UP)!’이라는 제목으로 다음 달 제작된다. ‘파이어드 업!’은 HBO 오리지널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된다. 지난해 김세정 주연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끈 웹툰·웹소설 ‘사내 맞선’ 역시 홍콩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오는 27일 홍콩 뷰TV에서 방영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한국 웹툰·웹소설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며 “믿고 보는 IP로 입지가 굳건해졌다는 평이 많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SF웹툰 ‘문유’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은 ‘문맨’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영화로 제작돼 지난해 7월 중국에서 개봉했다. 국내에는 지난 1월 공개됐다. 이 영화는 지난해 7월 개봉 후 전 세계적으로 4억 6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빌리빌리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다. 웹툰 ‘가우스전자’와 ‘오!주예수여’도 중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2018년 JTBC 드라마로도 제작된 ‘내 ID는 강남미인!’은 태국의 GMMTV의 14부작 드라마로 제작된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지난달 20일 국내에 공개된 웹툰 ‘이두나!’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지난 4월 중국에 소개됐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웹툰은 원천 IP로서 콘텐츠 산업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도 “웹툰·웹소설은 IP의 보물창고”라며 “해외 제작사들에게도 한국 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서로 좋은 IP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만화·웹툰·웹소설 플랫폼도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센서타워 스토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20일까지 전 세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 통합 기준 도서 앱 매출 순위에서 픽코마가 1위, 라인 망가가 2위, 네이버 웹툰이 4위, 카카오페이지가 5위를 차지했다.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 전분기 대비 9% 성장한 4794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4%, 전분기 대비 2.8% 증가한 3798억 원으로 나타났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