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어리 폐사체로 사료 만든다…골칫덩이에서 수입원으로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 9월 남해군에서 발생한 정어리 집단폐사. 부산일보DB 지난 9월 남해군에서 발생한 정어리 집단폐사. 부산일보DB

지독한 악취로 이름 높은 정어리 폐사체를 고품질 사료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됐다. 환경 보호는 물론, 관련 산업에 새로운 수입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정어리 폐사체를 활용해 물고기 양식이나 축산 사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정어리는 신선도가 매우 빠르게 떨어지는 어종이라 폐사체를 수거해도 다른 분야에 활용하지 못하고 90% 이상 불에 태워 처리한다. 지난해와 올해, 경남 마산 앞바다에서 정어리 대량 폐사가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수과원에 따르면 이번 개발 기술은 최근 친환경 사료로 각광받는 곤충 ‘동애등에’가 유기성 폐기물을 먹는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특히 정어리는 오메가-3와 단백질 등 유용한 성분이 높다. 수과원은 정어리 폐사체와 음식물 찌꺼기를 최적 비율로 섞어 동애등에의 먹이로 사용했다. 그 결과 기존보다 영양이 우수한 동애등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정어리를 먹은 동애등에는 오메가-3 성분인 EPA와 DHA 함량이 평균보다 5배 높았다.

앞서 지난 8월 수과원은 사료 전문 업체인 (주)엔토모와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정어리 폐사체를 먹여 만든 우수한 동애등에를 활용해 반려동물 사료 등 시제품을 생산해 산업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주)엔토모는 ‘크라우드 펀딩’(대중에게 사업 계획을 공개하고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을 추진해 시장성을 검증한 뒤 산업화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동식 수과원장은 “정어리를 사료로 재자원화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어업인과 반려동물 연관 산업의 새로운 수입원이 되는 것은 물론 환경 오염까지 막을 수 있게 됐다”라며 “개발된 기술이 수산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