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교정시설 강서 통합 이전안, 주민 설득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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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 된 부산의 난제 해결 위한 첫발
진정성 있는 대안으로 반대 여론 극복을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23일 부산시청에서 부산구치소와 교도소의 통합 이전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23일 부산시청에서 부산구치소와 교도소의 통합 이전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사상구에 있는 부산구치소와 강서구의 부산교도소를 합쳐 강서구 외곽으로 통합 이전하는 방안을 23일 부산시에 권고했다. 입지선정위가 ‘지역별 개별 이전’과 ‘통합 이전’을 놓고 6개월 동안 위원회 회의, 현장 방문, 시민 여론조사,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 공청회 등을 거친 끝에 후자를 최종 권고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노후화된 교정 시설의 이전과 현대화는 부산의 난제 중 난제였다. 부산시가 십수 년간 추진해 왔으나 숱한 갈등과 곡절 끝에 무산된 역사가 또렷하다. 이번 권고안은 통합 이전이 부산 시민의 대체적 여론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난제를 푸는 첫발을 뗀 것이다.

입지선정위가 지난 9~10월 부산 시민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통합 이전안’은 42.1%가, ‘지역별 이전안’은 29.9%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이전안의 수치를 합친 데서 드러나듯이, 부산 시민은 어떤 식으로든 이전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강서구와 사상구, 다른 지역 주민 등 150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통합 이전안만 해도 55.9%의 찬성을 얻기도 했다. 여론 수렴과 시민 소통이 많을수록 통합안에 대한 찬성 비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그만큼 주민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반대 여론에 대해서도 의견 수렴과 소통의 과정은 대단히 중요하다는 뜻이 된다. 당장 강서구청과 주민들이 자신들과의 숙의 과정이 없었다며 이번 권고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2007년부터 시작된 이전 논의가 번번이 무산된 이유도 주민 반발이었다. 2007년 강서구 화전동, 2012년 강서구 명지동, 2018년 사상구 엄궁동, 2019년 강서구 대저동 등이 그랬다. 과거 사례에서 봤듯이, 결국 반대 여론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이전 문제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이번 권고안이 또 다시 공염불로 끝나지 않으려면 반대 주민들을 설득할 대책을 꼼꼼하게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정시설 노후화와 과밀 수용이 심각해지고 각종 인권 침해와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된 지 십수 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가 그동안 기울인 노고와 남모를 고충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일방통행식 밀실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더는 이전 문제가 표류하거나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동안 무산을 거듭한 가장 큰 이유는 지역 주민의 반발을 극복하지 못해서였다. 시와 법무부가 주민들을 대화의 테이블로 최대한 이끌어 진정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강서구의 발전과 부산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의 접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부산시 역할이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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