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기대감 ‘물씬’, 부산 부동산 기대감도 ‘물씬’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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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지 북항 주변 매물 문의 늘어
해운대·수영구도 수혜 전망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호재될 듯
"당장 급반등할 가능성 낮아”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예정지인 부산 동구 자성대부두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예정지인 부산 동구 자성대부두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동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김 모(55) 씨는 “한동안은 단순 문의조차도 거의 없었는데, 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다가오면서 북항 주변의 매물을 묻는 전화가 늘고 있다”며 “북항이 내려다보이는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를 고려하는 외지인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코앞에 두고 지역 부동산업계는 한껏 들뜬 모습이다. 이들은 월드엑스포 유치로 북항과 신공항 등 도시 기반 인프라가 조속히 구축되면서 침체된 지역 부동산에 반등 신호탄을 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월드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더라도 침체된 시장이 당장 급반등하기는 쉽지 않고, 지역 내 부동산 가격 양극화 현상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장인 정 모(39) 씨는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엮어 보기로 했다. 정 씨는 “북항 조망이 가능한 신축 아파트 분양이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데 특공과 1순위 청약을 모두 넣어보기로 결정했다”며 “생활권이 달라 고민이 많았지만, 월드엑스포가 유치된다면 접근성 등이 빠른 속도로 개선될 거라 믿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산업계는 월드엑스포 유치 효과가 단순 개최지 인근에 국한되지 않을 거라 본다.

해운대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박 모(59) 씨는 “월드엑스포의 수혜는 부산의 대표 격인 해운대구나 수영구 쪽에 더 크지 않을까 싶다”며 “월드엑스포가 유치된다면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등과 맞물려 내년에는 시장이 180도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월드엑스포 유치가 부산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 유입시켜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한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가덕신공항만 보더라도 5조~6조 원 규모의 토목 공사가 내년부터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형태로 발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인프라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인해 인구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주택시장도 호황을 누릴 전망”이라며 “월드엑스포 유치만 된다면 향후 10년간 부산의 성장세는 1970~80년대에 누렸던 모습이 다시 한번 나타날 정도로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 원장은 “북항이나 신공항 주변, 해운대구나 수영·남·동구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 가시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지역 내 부동산시장이 양극화되지 않도록 하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부동산도 결국은 사람이다. 월드엑스포가 유치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부산을 찾게 될 것이고, 부산의 위상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며 “부산형 급행철도 등 정부나 부산시가 약속했던 도시 기반 인프라들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완성되고, 이를 통해 부동산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엑스포 효과를 적절히 분배해 부산 내에서도 제2, 제3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지역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가 확정되더라도 대세 하락장인 부산 부동산시장이 곧바로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가격이 멈출 수는 있다”며 “월드엑스포라는 호재는 부동산시장 회복기가 될 내년 또는 내후년에 가격 상승 폭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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