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와 신경 근처 발생, 전이 땐 수술 치료” [명의와 함께하는 휴&락]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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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좋은문화병원 갑상선센터 김정훈 소장 ‘갑상선암’

암 크기, 종류, 발생 위치 따라 결정
1cm 미만, 위치 안 나쁘면 추적관찰
‘살찐다’ 속설, 호르몬 전환장애 문제
목소리 변성, 수술 후 대부분 완화
평소 요오드 과잉섭취는 자제해야

부산 기장군 철마면 미동길 카페녹녹에서 좋은문화병원 갑상선센터 김정훈 소장이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법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 철마면 미동길 카페녹녹에서 좋은문화병원 갑상선센터 김정훈 소장이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법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갑상선암 만큼 논란이 많은 질환도 없다. 초음파 등을 활용한 검진 기술의 발달로 조기진단이 이루어지자 2000년 전후로 갑상선암 발병률이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과잉진단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갑상선암 조기진단이 꼭 필요한 것인지, 1cm 미만의 암을 수술해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 갑상선암도 암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갑상선암 중에서도 미분화암, 수질암의 경우는 예후가 좋지 않아 사이즈가 작아도 수술이 필요하다.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법을 좋은문화병원 갑상선센터 김정훈 소장으로부터 들어봤다. 인터뷰는 부산 기장군 철마면 미동길 카페녹녹에서 진행했다.

-갑상선암은 어떤 단계를 거쳐 진단하나.

“갑상선암은 대부분 건강검진 때 초음파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초음파 상에서 암이 의심되면 침을 꽂아 세포를 뽑아내는 세침흡인검사를 한다. 세침흡인검사 후에 악성 위험도가 높으면 수술을 결정한다. 그리고 수술한 뒤 조직검사를 통해 암인지 여부가 최종 확진된다.”

-수술을 앞둔 시점에도 의사가 환자에게 갑상선암이면 암이지, 왜 암의 가능성이 있다고만 설명하나.

“초음파 검사 후에 진행하는 세침흡인검사도 바늘로 세포 몇 개를 뽑아서 세포핵 모양의 변화를 확인하는데 100%암이라고 말을 못한다. 바늘로 세포를 뽑으면서 세포핵의 뒤틀림으로 오류가 생길 수 있어서다. 갑상선암 중에서도 여포성 종양으로 진단됐을 경우에 실제로 암일 확률은 30% 정도이다. 그렇지만 여포성암도 장기간 놔두면서 뼈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진단적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다. 국제학회에서도 악성 위험도가 30%를 넘으면 수술로 제거하는 쪽으로 가이드라인을 잡고 있다.”

-갑상선암도 유전이 되나.

“갑상선암 중에서 유전형질이 MEN2인 경우는 유전이 되지만 아주 극소수에 해당한다. 그래서 갑상선암은 유전이 된다기 보다는 가족력이 있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내가 암에 걸리면 자녀에게 갑상선암이 발생할 위험이 2~3배가 된다.”

-갑상선암으로 진단 받으면 꼭 수술을 해야 하나.

“그렇지는 않다. 갑상선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두암은 아주 느리게 자란다. 암의 크기가 1cm 미만으로 작고, 혹이 한 개만 있고, 림프절 전이가 없고, 다른 장기로 전이가 없고, 기도와 성대신경 등을 피해서 위치가 나쁘지 않으면 관찰하면서 지켜볼 수 있다. 이럴 때는 6개월 단위로 추적관찰을 하다가 이상이 발견되면 그때 치료하자는 의미다.”

-갑상선암 중에서 예후가 좋지 않은 것도 있지 않나.

“암 크기가 1cm 미만이라도 식도나 성대 신경 근처에 있거나, 피막을 뚫고 나왔거나,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발견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미분화암이나 수질암 등 독한 암도 바로 수술해야 한다.”

-갑상선암 수술 후에 약을 먹어야 하나. 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기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갑상선호르몬 전환장애가 있는 경우에 살이 쉽게 찔 수가 있는데 아주 일부다. 우리 몸에서 갑상선호르몬은 대부분 T4 상태로 분비돼 T3로 전환된다. 그런데 간이나 근육에서 T4가 T3로 바뀌지 않게 될 경우에 우리 몸이 호르몬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살이 찔 수가 있다. 약을 먹는다고 쉽게 살이 찌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양쪽 갑상선을 모두 절제한 경우에는 약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

사진은 진료 중인 김정훈 소장. 사진은 진료 중인 김정훈 소장.

-갑상선암 수술을 위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갈 필요가 있나.

“미국에서 1년에 100케이스 이상 수술할 때 고성능 외과의사(high volume surgeon)로 분류한다. 부산에도 연 200차례 이상을 집도하는 외과의사들이 많다. 간혹 특수한 장비나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원정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더구나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거의 100% 수준으로 치료가 잘되는 질환이다. 지역에도 경험과 시스템을 갖춘 의사들이 많다고 본다. 신라면을 먹기 위해 서울까지 가는 사람은 없지 않나.”

-수술 후에 목소리가 잘 안나오고 걸리는 느낌이 있는데 왜 그런가.

“수술과정에서 기도삽관을 하는 호스가 성대를 통과할 때 자극을 주면서 성대에 염증이 생길 수가 있다. 대개 2~3일 정도나 길면 한 달 정도 후에 완화된다. 또 다른 경우는 신경이 손상되는 경우가 있다.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이 갑상선 뒤쪽에 바로 붙어있는데, 수술과정에서 자극을 받아 음성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2~3개월 안에 나아진다.”

-한국인은 요오드 과잉섭취 경향이 있다. 특히 산모가 산후 회복을 위해 미역국을 2~3개월 먹기도 하는데 괜찮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크게 문제가 안된다. 우리 몸에 흡수된 요오드는 대부분 필요한 만큼 쓰고 나머지는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건강한 콩팥이라면 걱정할 건 없다. 그렇지만 하루 3끼 연속해서 2~3개월씩 미역국을 계속 먹는 건 사실 너무 많다. 한끼 정도 3~4주 정도 미역국을 드시는 것은 괜찮다.”

-요오드를 과잉 섭취하는 것이 갑상선암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이 되지는 않나.

“요오드를 많이 먹어서 갑상선 암이 더 생긴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검증된 바는 아직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갑상선암이 많이 생기는데 요오드 과잉으로 갑상선에 자극을 주고 그로 인해 갑상선 세포에 염증을 일으켜서 암이 될 수 있다고 유추할 수는 있다. 요오드 과잉과 갑상선암과의 연관성이 문헌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지만 너무 많아서 좋을 것은 없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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