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불법촬영 혐의 벗을때까지 국가대표 선발 제외
이윤남 대한축구협회(축협) 윤리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 사건과 관련해 열린 논의 기구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대한축구협회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가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혐의를 벗을 때까지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8일 오후 이윤남 윤리위원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최영일 부회장 등이 참여한 회의를 열고 황의조에 대한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그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가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의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본인의 사생활 등 여러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이러한 결정 이유를 밝혔다.
또 이 위원장은 "(사건이) 국가대표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 국가대표로 이 선수가 출전하면 대표팀 팬들이 느끼실 부분에 대한 우려 등등 여러 제반 사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수사 중이어서 (축구협회가) 사실관계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징계 등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징계 심의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황의조가 10월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친선 경기를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황의조는 내년 1월 12일 개막하는 2024 카타르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 전까지 사법당국으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지 못한다면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은 자신의 3번째 메이저 대회 출전이 무산된다. 만약 황의조가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다면 앞으로 태극마크를 영원히 못 달게 될 수도 있다.
국가대표 선수가 경기 밖의 사유로 축구협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사례로는 2018년 병역 특혜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했다가 국가대표 자격 영구박탈과 함께 벌금 3000만원의 징계를 받은 장현수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폭로된 문제의 성관계 영상이 황의조가 '몰래' 촬영한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장현수의 사례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의 범죄로 받아들여지는 게 상식이다.
축구대표팀 황의조 불법촬영 혐의 피해자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가 23일 서울 서초구 소재 사무실에서 황의조 측 입장문에 대한 반박 기자간담회를 열고 황의조와 피해자의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황의조는 전 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후 피해자가 '합의된 영상'이라는 황의조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파장은 더욱 커졌다. 특히 경찰 조사 사실이 드러나며 불거진 논란에도 황의조가 11월 A매치 기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에 출전하자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과 축구협회에도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황의조 측은 피해자 측과 영상 촬영 합의 여부 등으로 연일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고, 혐의를 부인하며 피해자 신상을 일부 공개해 사태가 '2차 가해' 논란으로도 확산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불법 촬영' 피해자가 더 있다는 의혹이 보도됐고, 경찰은 황의조의 휴대전화 4대와 노트북 1대를 압수해 포렌식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축구협회가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거나 출전 금지 등 조처를 해야 한다는 촉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의조는 A매치 기간 이후 영국으로 출국해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또 그는 한국시간 26일 새벽 열린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와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기도 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