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지부, 아시아지부와 동등… 커피산업 위상 높아져”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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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 협회 한국챕터
정연정 컨트리 매니저

코리아 바리스타 챔피언십 등
부산에서 연 행사 잇따라 성공
시 커피산업 과감한 지원 영향
내년에도 국제행사 줄줄이 열려
“부산 커피산업 발전 위해 노력”

SCA(스페셜티 커피 협회) 한국챕터 정연정 컨트리 매니저가 지난 5월 경기도 광주에서 열린 2023 코리아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 현장에서 대회를 지휘하고 있다. SCA 제공 SCA(스페셜티 커피 협회) 한국챕터 정연정 컨트리 매니저가 지난 5월 경기도 광주에서 열린 2023 코리아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 현장에서 대회를 지휘하고 있다. SCA 제공

“세계적으로 한국의 커피산업 열기는 눈에 띄게 뜨겁습니다. 그중에서도 부산이 단연 주목받고 있습니다. 10년 이상 전부터 함께 외쳤던 커피도시 부산이 이제 실현되는 것 같아 기쁩니다.”

SCA(스페셜티 커피 협회) 한국챕터 정연정(34) 컨트리 매니저의 말이다. SCA는 미국에 본사를 둔 비영리 단체다. 크게 미주, 유럽, 아시아 등으로 지역 구분을 하고 그 안에 지역 챕터를 뒀다. 최근 한국 커피산업이 커지고 세계적으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챕터는 아시아에서 떨어져 나와 미주, 유럽, 아시아 지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립된 지부가 됐다. 최근까지 한국챕터 매니저였던 정 매니저가 ‘컨트리 매니저’로 승진한 셈이다. 세계 커피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예다.

“SCA가 비영리 단체이다 보니 어려움을 겪은 국가도 있었는데, 한국은 성공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부산에서 열린 한국 바리스타 국가대표 선발전인 ‘코리아 바리스타 챔피언십’과 부대 행사로 열린 스페셜티 커피 미니 전시회 성격의 ‘스카 마켓’의 성공이 하나의 계기가 됐죠.”

부산시가 커피산업을 부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과감히 지원하는 점도 영향을 줬다. 내년 5월이면 아시아 최초로 부산에서 ‘커피계의 엑스포’라 불리는 ‘월드 오브 커피 아시아’, 전 세계 최고 바리스타를 가리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이 열린다. 이에 앞서 내년 2월에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4개 커피 대회(바리스타, 컵 테이스터스, 라떼아트, 커피 인 굿 스피릿) 국가대표 선발전이 한꺼번에 부산에서 개최 예정이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매년 11월 열리는 서울카페쇼 기간에 해외 커피산업 종사자가 서울을 많이 찾는데, 이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 부산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부산이 그만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뜻이죠.”

부산 출신인 정 매니저는 2010년대 초반 스페셜티 커피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던 시기부터 부산을 커피도시로 만들자고 목소리를 낸 사람 중의 한 명이다. 정 매니저는 어머니와 함께 광안리에서 커피이야기라는 카페를 운영했다. 당시 부울경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12곳의 모임인 ‘BUS’에 참여하며, 스페셜티 커피를 알리고 커피 산지 아동을 돕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어머니의 영국 유학으로 함께 떠난 런던에서 어머니가 먼저 커피와 사랑에 빠졌죠. 귀국한 이후 저는 어머니 커피 공부에 필요한 스페셜티 커피 최신 자료를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맡았는데, 다른 스페셜티 커피 업계 사람들과 무료로 자료를 공유하면서 친해졌고요. 10여 년 전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부산을 커피도시로 만들자는 목소리를 함께 냈는데, 지금 현실이 되어 자랑스럽습니다.”

해외 주요 커피 전시회에 어머니와 동행하면서 커피 지식이 늘어났다. 자연스레 커피 트레이너 자격증을 땄고, 점점 커피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정 매니저 삶의 일부가 됐다. 최신 자료를 번역하고 커뮤니티와 공유하고, 커피 교육에 힘을 쏟던 그는 2016년 SCA 직원으로 합류했다.

“SCA의 역할은 생산자부터 가공·판매자까지 커피 커뮤니티에 속한 모든 참여자가 잘 되도록 지원하는 겁니다. 커피산업에서도 애플이나 나이키처럼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커피산업 종사자이기 이전에 부산 사람으로서 부산 커피산업의 발전에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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