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일가족 사망, '빚 독촉' 받은 가장이 살해… 사업하다 자금난 시달려
JTBC 보도화면 갈무리
전북 익산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사업 자금난에 시달리던 가장이 가족들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1시께 익산시 팔봉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에 대한 1차 부검을 마쳤다.
부검의들은 10대 자녀들의 목에 짓눌린 흔적 등을 미뤄볼 때 40대 가장인 A 씨가 아내와 자녀들을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A 씨는 익산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아파트 담보 대출 등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가 커피전문점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빚 독촉장을 받는 등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A 씨와 연락이 닿지 않고 집 초인종을 눌러도 반응이 없다'는 직장동료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숨진 40대 부부와 중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을 발견했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강력범죄 가능성은 낮다"며 "모두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부모나 보호자가 자녀를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의 '아동학대 주요 통계'를 보면 지난 4년간 국내에서 아동 49명이 보호자나 부모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학대로 사망한 아동 42명 중 9명이 부모나 보호자에 의해 살해당했다. 2020년엔 43명 중 12명이, 2021년엔 40명 중 14명이, 2022년엔 50명 중 14명이 희생됐다.
과거엔 이러한 일가족 사망사건은 '동반자살'로 불렸으나 최근에는 '자녀 살해 후 극단적 선택', '비속 살해' 관점으로 구분되기 시작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