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로스쿨, 70% 이상 수도권 출신이 ‘점령’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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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76.8%·동아대 71%
졸업 후 부산 이탈 현상 가속

국가거점국립대학 로스쿨원장협의회는 19일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서 ‘2023 로스쿨 제도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국가거점국립대학 로스쿨원장협의회 제공 국가거점국립대학 로스쿨원장협의회는 19일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서 ‘2023 로스쿨 제도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국가거점국립대학 로스쿨원장협의회 제공

부산 지역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신입생 중 수도권 대학 출신이 폭증하면서 졸업 후에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탈부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다양한 분야의 법률가 양성이라는 로스쿨 설립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부산변호사협회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 동안 부산대 로스쿨 신입생 76.8%, 동아대 로스쿨 신입생 71%가 수도권 대학 출신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로스쿨 신입생 10명 중 최소 7명이 수도권 출신인 셈이다. 게다가 올해 부산대와 동아대 로스쿨 신입생의 수도권 대학 출신 비율은 각각 81.8%, 75.9%로 매년 증가 추세다.

2021년 부산대 로스쿨 신입생 중 소위 ‘SKY’ 대학인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은 41.1%에 달했으며 자교 출신을 포함한 비수도권 대학 출신은 그 절반 정도인 22.5%에 그쳤다. 동아대 역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 38.3%, 비수도권 대학 졸업생은 20.9%에 불과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지방대 로스쿨 정원의 10~20%를 지역 대학 졸업생으로 뽑도록 했다. 하지만 부산대 신입생 정원 120명, 동아대 80명 등 200명 중 겨우 20~40명만 지역 학생을 뽑을 수 있어 실제로 지역 인재 증원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특정 대학의 로스쿨 쏠림 현상을 놓고 ‘다양한 분야의 법률가 양성’이라는 로스쿨 설립 취지가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이 부산에 모여 수도권 대학 출신의 지방대 로스쿨 점령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자리를 가졌다. 국가거점국립대학 로스쿨원장협의회는 19일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서 ‘2023 로스쿨 제도개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국립거점국립대 로스쿨원장협의회 문병효 원장, 부산대 로스쿨 윤석찬 원장, 서울대 로스쿨 김종보 원장, 경북대 로스쿨 양선숙 원장, 부산지방변호사회 염정욱 회장 등이 참석했다.

‘지역권역별 인재선발 방안에 관한 제언’ 주제로 발표한 윤 원장은 지역 로스쿨 출신 인재가 지역 법원이나 검찰청에서 우선 채용되는 제도를 통한 지역격차 해소를 주장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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