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매매가 하락률 전국서 가장 높았다
12월 4주 매매가도 0.07% 하락
23년 하락률 8.68%로 전국 1위
전셋값도 두 번째로 큰 낙폭 보여
입주 물량 감소로 시장 회복 기대
“하반기부터 상승세 확대 가능성”
전국 주요 시도 가운데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2023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물량이 많았던 탓에 전셋값 역시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적체됐던 물량이 해소되면서 부산지역 아파트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에 비해 0.07% 하락했다. 전국으로 보면 매매가격은 0.04% 하락했는데 11월 마지막 주 하락으로 전환한 뒤 5주째 내림세를 기록했다.
부산의 경우 부산진구가 매물이 지속적으로 적체되며 당감동과 부암동 위주로 가격이 하락해 한 주 만에 0.21%나 하락했다. 영도구(-0.12%)는 동삼동 내 구축 위주로, 동구(-0.12%)는 수정동과 좌천동 위주로 하락 폭이 컸다.
이로써 지난해 부산지역 매매가격 누계 변동률은 -8.6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전국 평균 매매가격 변동률은 -5.12%이고 대구(-8.51%)와 경기(-6.22%), 전남(-5.67%), 울산(-5.61%), 광주(-5.42%) 등이 부산의 뒤를 이어 비교적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부산지역 전세가격은 전주에 비해 0.05% 하락했다. 전세 역시 부산진구(-0.28%)의 내림세가 도드라졌는데 연지동과 전포동의 구축 위주로 전세가가 빠졌다. 북구(-0.12%)는 만덕동과 구포동 주요 단지 위주로, 동구(-0.07%)는 수정동과 좌천동 위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0.03% 오르며 2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매수 심리 악화가 전세 시장에 영향을 끼치며 전세가 상승세 지속으로 이어진 것이다. 부산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부산지역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해 7월 2억 5578만 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또는 약보합 추세를 보였다.
2023년 부산의 전세가격 누계 변동률 역시 -10.6%로 대구(-12.8%)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하락했다. 전국 평균 전세가격 변동률은 -7.45%였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올해 부산의 입주 물량은 2만 5000여 가구 수준으로 높았고, 특히 하반기에 입주가 몰려 있어 이로 인해 전세 시세가 보증금보다 적은 ‘역전세’ 현상이 발생했다”며 “적체된 입주 물량이 어느 정도 소화되려면 내년 2분기는 돼야 하고, 그 이후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부산의 입주 물량은 급감할 전망이다. 부산 입주 물량은 지난해 2만 5285가구에서 올해 1만 5122가구, 내년 8674가구로 감소한다. 17개 시도 중 12위 규모다. 부산은 2017~2023년 사이 대부분 2만 가구 중반대 새 아파트 입주가 이뤄졌었다.
감소율이 타 시도보다 높아 물량이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데, 이는 2022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이다. 시장이 불경기를 겪으면서 분양이 대폭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2025년에 입주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주택산업연구원은 ‘2024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는 지속되지만 하락폭은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하반기에는 인기지역부터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매매가격 예측결과, 내년 전국 주택가격은 1.5% 하락하고 수도권은 0.3%, 지방은 3.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 가운데 서울은 1.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가능성이 큰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향조정과 경기회복, 공급부족으로 인해 중반기부터는 수도권 인기지역부터 보합세 또는 강보합세로 전환될 수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지방 광역시 등으로 상승세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