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로 뜬 2024년 첫 해… “모두 행복하게 해주세요”
해운대 등 부산 10만 해맞이객
소원 빌면서 건강한 한 해 기원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구름을 뚫고 새해 첫 해가 떠오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기다림 끝에 첫 해가 떴다. 두터운 구름 위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저마다 소원을 빈 시민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를 기원했다.
1일 오전 7시 52분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해수욕장. 2024년 첫 햇살이 푸른 바다 위에 내리쬐기 시작했다. 구름에 숨은 해는 일출 시간보다 20분 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미포항 쪽에서 해가 올라오자 여기저기서 “화이팅” 소리와 함께 덕담이 오갔다.
백사장과 산책로는 해맞이객으로 붐볐다. 두꺼운 옷을 입은 아이들이 모래 위를 뛰어다녔고, 가족과 연인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반려견을 품에 안고 새해를 만끽했고, 커피를 들고 백사장에 앉아 떠오르는 해에 집중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새해 첫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경기도 안산시에서 일출을 보러온 박미연(37) 씨는 “두꺼운 구름을 뚫고 올라온 해를 보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한 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밝혔다.
일출을 보며 손뼉을 친 해운대구 주민 최 모(68) 씨는 “구름이 방해해도 해는 결국 떠올랐다”며 “올해 부산도 새로운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도 일출을 보러온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해안에 모인 시민들은 핫팩이나 어묵 국물이 담긴 종이컵을 손에 들고 바다에 나타났다. 이날 오전 7시 48분에 구름 위로 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사진을 찍거나 두 손을 꼭 쥐고 새해 소망을 간절히 기원했다.
10년째 부산 곳곳에서 새해 일출 사진을 찍었다는 김 모(50) 씨는 “우연한 기회로 10년 전 일출 사진을 처음 찍었는데 한 해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 뜻깊은 일로 다가왔다”며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새해 일출을 담는다”고 했다. 그는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올해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바라본 2024년 새해 첫 해.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서로 덕담을 나누는 훈훈한 모습도 연출됐다. 한 20대 청년이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행복하게 해주세요”라고 외치자 해맞이객들은 “고마워요”라고 화답하며 따뜻한 마음을 드러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부산 전역 해맞이 장소에 10만여 명이 몰렸다고 밝혔다. 해운대해수욕장 등 4곳에 3만여 명, 광안리해수욕장 등 3곳에 3만 4000여 명, 용궁사 등 4곳에 2만여 명, 다대포해수욕장 일대 7000여 명, 송도해수욕장 일대 5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됐다.
경찰은 주요 해맞이 행사장 상공에 헬기를 띄워 인파가 밀집한 곳을 점검했다. 부산 기초자치단체도 현장에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