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올해 ‘윤리 경영’ 고삐 더 당긴다
‘뉴 비기닝 2030 비전 선포식’
2030년까지 자산 300조 원 목표
횡령 사고 후 내부 통제 더 강화
‘빈대인 색채’ 더욱 짙어질 듯
BNK금융그룹이 그룹 자산 300조 원 이상, 당기 순이익 2조 2000억 원의 영업 목표를 제시했다. 연이은 내부 횡령 사고 등에 따라 윤리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선언도 나왔다. 지난해 취임한 빈대인 회장이 연말 인사를 기점으로 ‘빈대인 체제’ 구축을 완성하면서 조직을 다잡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5일 오후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에서 ‘뉴 비기닝 2030 비전 선포식’을 열고 중장기 그룹 발전 전략과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임직원 1600여 명이 참석했다. BNK금융그룹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2030년까지 지주를 중심으로 계열사의 긴밀한 협력, 시너지 효과를 통해 그룹 총자산 300조 원 이상, 당기순이익 2조 2000억 원 이상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또한 새로운 그룹 미션으로 ‘금융을 편리하게, 미래를 풍요롭게’, 비전을 ‘세상을 가슴 뛰게 하는 금융’으로 각각 정했다. 지난 3월 빈대인 회장 취임 이후 종전의 미션, 비전에는 변화가 없었으나 사실상 올해부터 ‘빈대인 색채’를 강하게 조직에 적용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그룹은 2030년까지 초일류 금융그룹을 완성하기 위해 △미래성장 토대 마련 △차별화된 사업모델 개발 △신성장 동력 발굴 △고객 중심 마케팅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운영모델 선진화 등 5대 전략 방향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2026년까지 디지털 경영 체계를 마련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8년까지 사업다각화 등으로 내실 있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BNK금융그룹은 이날 비전 선포식에서 그룹 안팎 전문가로 구성한 내부통제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계열사 대표들이 내부통제 준수 서약서에 서명하는 행사도 열었다. 지난해 BNK경남은행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관련한 자금을 관리하는 간부가 3000억 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한 사건과 경남은행 전 지점장이 가족의 이름으로 차명거래를 한 사실이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적발된 것과 관련해 내부 통제 강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빈대인 회장은 그룹 내부에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지난해 횡령 사고와 부당한 차명거래까지 발생하면서 금융사의 가장 큰 자산인 신뢰 회복을 위해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했다”며 “임직원의 윤리 의식 제고를 근간으로 고도화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내부 사고 개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룹은 연말을 기점으로 쇄신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연말 인사에서 디지털, 지역특화사업을 총괄하는 그룹미래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해 BNK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금융권 중 최초로 그룹 전체에 윤리경영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회장 직속 ‘지역상생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지속가능한 상생금융 방안 마련을 회장이 직접 총괄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달 초 비금융권 계열사 4곳(BNK투자증권, BNK벤처투자, BNK저축은행, BNK시스템)의 대표가 교체돼 전임 김지완 회장의 색채도 옅어지고 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