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공세에 비명 탈당 행보… 민주 계파 갈등에 분열 가속
친명 원외, 비명 겨냥 ‘자객 출마’
비명계 이낙연 이주 탈당 예고
'원칙과 상식'도 최후통첩 전망
더불어민주당에서 계파 갈등이 재점화됐다.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친명계의 ‘자객 출마’ 선언이 본격 재개된 탓이다. 친명계 자객의 ‘칼’을 맞게 된 비명계는 탈당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비명계 이낙연 전 대표는 탈당 선언을, ‘원칙과 상식’은 ‘최후 통첩’을 예고했다.
민주당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총선에서 서울 강북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강북을 현역의원은 같은 당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재선)이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답지 않은 민주당 의원이 너무 많다”며 “잠시 쉬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자객 출마의 명분으로 ‘내부 총질’을 내세웠다. ‘민주당 내부에 총질하는 의원들은 더 이상 민주당을 대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윤석열 정권을 비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지만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프레임을 그대로 빌려온 모양새다.
민주당에선 강성 친명계인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지난 7일 경기 안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 경기 안산상록갑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산상록갑은 비명계인 전해철 의원(3선)의 지역구다. 양 전 위원은 지난 6월 페이스북에 “수박(배신자)의 뿌리요, 줄기요,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적었다가 당원 자격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친명계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비명계의 탈당 행보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11일 탈당 및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다. 이 전 대표 측은 8일 "11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낙연 신당 참여를 선언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피습당한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총선 시기는 정해져 있다”면서 “우리가 해야 할 길은 그냥 가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원칙과 상식’ 의원들도 조만간 이 대표에게 ‘최후 통첩’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 피습으로 시기가 늦어졌지만 더 이상 거취 표명을 위한 최후 통첩을 미룰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원칙과 상식’ 소속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총선의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희들도 언제까지 이러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회복 정도나 민심이 어떻게 흘러가는가에 대한 판단을 종합해서 결단의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오는 10일 ‘탈당 선언’은 ‘오보’라고 밝혔다. ‘공동 행동’ 원칙을 세운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아직 구체적인 행동의 방향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