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공세에 비명 탈당 행보… 민주 계파 갈등에 분열 가속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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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원외, 비명 겨냥 ‘자객 출마’
비명계 이낙연 이주 탈당 예고
'원칙과 상식'도 최후통첩 전망

천하람(왼쪽) 개혁신당 창단준비위원장과 친이낙연계 신경민 전 의원이 8일 광주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천하람(왼쪽) 개혁신당 창단준비위원장과 친이낙연계 신경민 전 의원이 8일 광주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계파 갈등이 재점화됐다.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친명계의 ‘자객 출마’ 선언이 본격 재개된 탓이다. 친명계 자객의 ‘칼’을 맞게 된 비명계는 탈당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비명계 이낙연 전 대표는 탈당 선언을, ‘원칙과 상식’은 ‘최후 통첩’을 예고했다.

민주당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총선에서 서울 강북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강북을 현역의원은 같은 당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재선)이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답지 않은 민주당 의원이 너무 많다”며 “잠시 쉬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자객 출마의 명분으로 ‘내부 총질’을 내세웠다. ‘민주당 내부에 총질하는 의원들은 더 이상 민주당을 대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윤석열 정권을 비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지만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프레임을 그대로 빌려온 모양새다.

민주당에선 강성 친명계인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지난 7일 경기 안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 경기 안산상록갑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산상록갑은 비명계인 전해철 의원(3선)의 지역구다. 양 전 위원은 지난 6월 페이스북에 “수박(배신자)의 뿌리요, 줄기요,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적었다가 당원 자격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친명계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비명계의 탈당 행보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11일 탈당 및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다. 이 전 대표 측은 8일 "11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낙연 신당 참여를 선언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피습당한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총선 시기는 정해져 있다”면서 “우리가 해야 할 길은 그냥 가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원칙과 상식’ 의원들도 조만간 이 대표에게 ‘최후 통첩’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 피습으로 시기가 늦어졌지만 더 이상 거취 표명을 위한 최후 통첩을 미룰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원칙과 상식’ 소속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총선의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희들도 언제까지 이러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회복 정도나 민심이 어떻게 흘러가는가에 대한 판단을 종합해서 결단의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오는 10일 ‘탈당 선언’은 ‘오보’라고 밝혔다. ‘공동 행동’ 원칙을 세운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아직 구체적인 행동의 방향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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