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론 의식했나…이재명 “부산대 의료진에 각별한 감사”
10일 서울대병원 퇴원하며 부산대병원에 감사
민주당 PK 지지율 하락 등 여론 악화 의식한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면서 부산대병원에 대해 “각별한 감사”를 전했다.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과 관련한 적절성 논란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퇴원하면서 “부산 시민 여러분, 부산의 소방, 경찰 그리고 부산대 의료진 여러분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부산대병원에 대한 감사 표시는 당내에서 ‘조율’된 결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친명(친이재명) 좌장’ 정성호 의원과 퇴원 메시지를 조율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의원은 이 대표와의 문자 메시지에서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조치 잘 해주셔서 수술 잘 받았다고 부산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 먼저 꼭 해야겠습니다”라고 제안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퇴원한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과 부산 시민에게 ‘각별한’ 감사를 표한 것은 여론을 의식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일 피습 직후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소방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와 관련, 부산의 ‘지역의료 비하’ 논란과 함께 적절성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의료계에선 응급 상황이 아닌데도 헬기 이송을 요청해 응급의료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에 이 대표와 민주당 정청래 의원, 천준호 의원을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한 업무방해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이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며 ‘지역의사제’ 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당대표가 지역 병원을 나와 서울로 향했다는 사실에 대해 지역 의료계에서도 비판이 거셌다. 부산시의사회는 성명에서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았다”며 “상태가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더라도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가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 이송 논란 이후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민주당 지지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6일∼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PK지역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한달 전보다 상승세(41%→43%)를 보인 반면 민주당은 6%포인트 하락(34%→28%)했다. PK에선 차기 대선후보 양자대결에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3%,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의 표준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포인트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3.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