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식재료 공장 견학에 베르디 오페라 관람은 ‘디저트’ [세상에이런여행]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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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미식투어 (2)>

최고 식재료 즐비 에밀리아-로마냐
파르메산·발사믹 생산시설 둘러보다
엄청난 규모·품질에 입 다물지 못해
현지 셰프 초청 쿠킹 클래스도 진행

베로나서 올리브오일 음용법 배우고
야외 공연장 ‘아이다’ 관람으로 대미

■에밀리아-로마냐

토리노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한 곳은 이탈리아에서 ‘대학의 도시’이자 ‘뚱보의 도시’로 불리는 에밀리아-로마냐 주의 주도인 볼로냐였다. 중세에 철학자, 작가인 단테, 보카치오, 페트라르카 등을 배출한 볼로냐는 이탈리아에서 삶의 질이 높고 부유한 도시로 유명하다. 성당 등 유서 깊은 건축물이 많고, 높이 2.66m에 길이 45km나 되는 도시의 회랑이 시내 전체를 연결해 비를 맞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도시로도 알려졌다.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파르메산 치즈 공장에서 안내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파르메산 치즈 공장에서 안내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에밀리아-로마냐에서는 이탈리아 음식에 쓰이는 최고의 식재료가 다양하게 생산돼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여러 이탈리아 요리를 만들어냈다. 이곳은 무엇보다 비옥한 평지가 많아 이탈리아 최고의 밀 생산지다. ‘축복을 받았다’는 볼로냐의 수제 파스타가 바로 이 밀로 만들어진다. 또 이탈리아 최고 품질의 우유로 만든 치즈로 파르메산 치즈라고 불리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도 여기서 생산된다. 치즈 이름은 에밀리아냐의 도시인 파르마와 레조의 이름을 합친 것이다. 치즈를 만들고 남은 유청은 돼지 먹이로 쓰는데 이렇게 키운 돼지 넓적다리로 만든 게 그 유명한 건염 생햄인 파르마 프로슈토다. 이 밖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식재료인 발사믹 식초도 이 지역에서 생산된다.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커다란 치즈 덩어리가 차곡차곡 쌓인 치즈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커다란 치즈 덩어리가 차곡차곡 쌓인 치즈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에밀리아-로마냐는 에밀리아와 로마냐라는 두 개의 지역으로 이뤄진 주다. 주로 에밀리아 지역인 서쪽에서는 염장 건조 소시지인 살라미와 치즈, 버터와 치즈에 버무린 파스타인 뇨키 외에 기름에 튀긴 음식이 유명하다. 대부분 로마냐가 차지하는 동쪽에서는 거세된 육류 음식이 유명하며 피아디나도 널리 알려졌다. 강한 풍미가 이곳의 미식 전통인데 실제로 양념이 풍부하고 맛있다. 그리고 음식의 칼로리가 대개 매우 높다. 이렇게 먹거리가 넘쳐나는 지역이 주도인 볼로냐는 다양한 먹거리 경험이 풍부해 전 세계 미식가가 많이 찾는 곳이다.

볼로냐를 둘러본 다음 날 아침 일찍 파르마의 치즈 공장을 찾아갔다. 서두른 이유는 우유가 들어오는 시간에 도착해야 치즈를 만들고 숙성시키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다들 살균복에 살균모를 쓰고 공장을 둘러보았다. 안내인의 상세한 설명은 치즈를 잘 모르던 참가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공장에는 엄청난 크기의 치즈 덩어리가 수도 없이 쌓여 있었다. 영화에서만 보던 풍경을 실제로 본 참가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건염 생햄인 프로슈토를 즐기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건염 생햄인 프로슈토를 즐기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치즈 공장에 이어 파르마와 모데나 사이의 프로슈토 공장으로 달려갔다. 커다란 돼지 넓적다리 수백 개가 천장에 매달려 익어가는 모습은 매우 흥미로웠다. 다들 제조 과정을 견학하고 에밀리아 로마냐 주의 지역 음식을 맛보게 됐다. 프로슈토가 1인당 한 접시씩 넉넉하게 준비된 테이블을 보고 “오늘 식사는 프로슈토와 빵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두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온 것은 불과 수분 뒤였다.

“이게 전부인 줄 알고 모두 다 먹었는데….”

끝없이 나오는 달콤한 주황빛 멜론과 함께 프로슈토를 넉넉하게 즐기다 다음에 준비된 더 음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두 얼음이 됐다. 실제로 샐러드와 라자냐, 돼지목살 오븐구이 등 뚱보의 도시답게 묵직한 요리가 쏟아져 나왔다.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초대형 목재통이 즐비한 발사믹 식초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초대형 목재통이 즐비한 발사믹 식초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세 번째 견학을 위해 모데나의 유명한 발사믹 식초 농장으로 향했다. 이탈리아에서 TBV로 불리는 ‘전통 발사믹식초’는 모데나에서 생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행이 간 곳은 19세기부터 벨라이 가문에서 운영하는 대형 농장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제품을 판매한다. 참가자들은 미리 만들어 놓은 제품을 보며 설명을 들었다. 안내인의 도움을 받아 발사믹 식초를 조금씩 맛보며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높이 5m, 지름 3~4m는 돼 보이는 거대한 통은 물론 높이 1m 정도의 작은 통에서 제각각 숙성돼 가는 식초를 보노라니 저절로 온몸이 시큼해지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여행 참가자 대부분이 부산 남천동 이탈리아 전문 레스토랑 ‘오라’에서 진행하는 요리 수업 수강생이라는 점을 감안해 치즈 공장과 프로슈토 공장 견학에 이어 볼로냐의 ‘쿠킹 클래스’에도 참가했다. 쿠킹 클래스 이름은 폴리티코 아카데미였다.

모두 직접 파스타 면을 반죽해서 밀어보았고, 이탈리아 만두 라비올리를 직접 만들어 먹었다. 같은 옷을 입고 주방에서 긴 밀대로 파스타면을 미는 진중한 모습은 사진으로 남겨 모두에게 전달했다. 확실히 요리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어서 어찌나 손이 빠른지 현지 셰프가 일반적인 수강생보다 수업이 30분 일찍 끝났다며 전문가 같다는 칭찬을 해 주었다.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볼로냐 쿠킹 클래스에서 이탈리아 정통 파스타 제조법을 배우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볼로냐 쿠킹 클래스에서 이탈리아 정통 파스타 제조법을 배우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올리브오일과 오페라

이탈리아는 스페인에 이어 올리브오일 수출 2위 국가다. 아주 다양한 지역에서 토양에 적합한 올리브가 자라고 여러 방식으로 올리브오일이 만들어진다. 이런 점을 감안해 7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베로나의 프란토이오 보나미니 올리브오일 공장을 둘러봤다. 올리브 수확에서 오일 추출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설명을 들었다. 다양한 기계 작업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제대로 된 오일 시식법을 배웠다.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올리브오일 생산 공정을 살펴본 뒤 올리브오일 시식을 기다리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미식투어 참가자들이 올리브오일 생산 공정을 살펴본 뒤 올리브오일 시식을 기다리고 있다. 손준호 준투어 대표

대부분 고객은 한국에서 ‘맛있는 올리브오일은 비싼 오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올리브 오일에 대해 배운 결과 ‘올리브오일은 올리브주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은 화학적 과정 없이 압착으로 제조된다. 이런 장면을 보고 다들 올리브 오일을 그냥 마셨다.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면 약처럼 복용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저녁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로 유명한 베로나 시내로 들어갔다. 베로나는 베네치아와 함께 베네토 주에 속한다. 해산물, 생선 요리와 고기 요리가 나란히 주목받는 곳이다. 음식이 토리노, 볼로냐 지역의 고기요리에서 베네치아의 해산물로 옮겨가는 중간지점쯤 된다. 오페라를 보기 전이어서 자제하며(?) 음식과 와인을 즐겼다.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맞아 재해석한 오페라 ‘아이다’가 공연되는 베로나 아레나 전경. 손준호 준투어 대표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맞아 재해석한 오페라 ‘아이다’가 공연되는 베로나 아레나 전경. 손준호 준투어 대표

일행은 시내의 베로나 아레나에서 탄생 220주년을 맞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관람했다. 모두 한껏 치장했고 아디제 강을 건너는 내내 들떴다. 야외 상영장인 아레나에서 본 ‘아이다’는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것이었다. 수년 전 전통 ‘아이다’를 보고 다시 즐기는 입장이어서 새로운 시도였다. 개인적으로는 이집트를 재현한 피라미드가 등장하는 옛 아이다가 훨씬 기억에 남는 것 같았다.

글·사진=손준호 준투어 대표·남정민 오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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