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서클’ 정유미 감독, 4번째 베를린행… 국내 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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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 단편 경쟁
신작 ‘서클’로 4번째 초청
애니 감독으로선 최다 기록
칸·로카르노에서도 주목


영화 ‘서클’ 포스터. 매치컷 제공 영화 ‘서클’ 포스터. 매치컷 제공

지난해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로카르노 영화제’에 초청돼 명성을 인정받은 정유미 감독의 신작 ‘서클’이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됐다. 정 감독의 작품은 지금까지 4번에 걸쳐 베를린영화제에 소개되면서, 정 감독은 세계를 통틀어 애니메이션 장르로 가장 많이 베를린영화제를 찾은 감독이 됐다.

부산 제작사 매치컷은 정유미 감독의 신작 ‘서클(Circle)’이 제7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정 감독은 작품 ‘수학시험(2010)’, ‘연애놀이(2013)’, ‘존재의 집(2022)’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이번 작품이 또다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정 감독은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4회 이상 베를린 영화제를 찾은 최초의 연출자가 됐다.

단편 애니메이션 ‘서클’은 한 소녀가 바닥에 그린 원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가 흩어지는 과정을 약 7분간에 걸쳐 그린 작품이다. 소녀가 원을 그리자 지나가던 사람들은 원 안에 비좁게 들어선다. 이후 소녀가 다시 나타나 그려진 원을 지우자 사람들은 그제야 답답한 공간에서 벗어나 각자의 갈 길을 찾아 나선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제작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이번 작품은 세상의 수많은 관념이 만드는 벽에 대해 은유적으로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존재의 집’, ‘파도’ 등 전작에서 보여줬던 정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필 드로잉 기법이 이번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정 감독은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느라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애니메이션 연출을 배운 정 감독은 칸 영화제, 로카르노 영화제 등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작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정 감독이 2009년 연출한 작품 ‘먼지아이’는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받았다. 2013년에는 작품 ‘연애놀이’로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자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부산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최근작 ‘파도’도 지난해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로카르노영화제 단편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정 감독과 제작사인 매치컷 김기현 PD는 2006년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처음 만나 꾸준히 함께 작업해 온 부부다. 이들은 서울에서 활동하다 2016년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와 해운대에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유미 감독. 제작사 매치컷 제공 정유미 감독. 제작사 매치컷 제공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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