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뒷산에 풍력발전소? 거창 고제면 주민 “절대 불가”
15일 기자회견…“설치 반대” 주장
마을 이격거리 권고 무시 주장도
사과 주생산지…생산량 감소 우려
경남 거창군 삼봉산 인근에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이 대책위를 구성하고 반대 투쟁에 돌입했다.
고제면 풍력발전 반대대책위원회는 15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끝까지 고제면에 살고 싶다”며 “사업자가 풍력발전소 설치를 포기하는 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현재 고제면 삼봉산에는 40MW급 대규모 풍력발전소가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5MW급 풍력발전기 8기로 이뤄지며, 삼봉산 동쪽 원봉계마을에서 탑선마을까지 이어지는 해발 800m 능선에 설치된다.
주민들이 풍력발전소 설치 소식을 처음 접한 시기는 지난해 11월로, 지난달에는 첫 주민 설명회가 펼쳐지기도 했다.
이에 고제면 탑선리와 원기마을, 원봉계마을 등 주민들은 ‘고제면 풍력발전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반대 운동에 나선 상태다.
대책위는 이날 “지난 2022년 6월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에서 풍력발전사업자에게 저주파 소음에 대한 보상판결을 내린 바 있다”며 “이는 곧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걸 방증한다”고 말했다.
현재 환경부는 ‘주거지역에서 1.5km 이상 이격해 풍력발전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고제면 풍력발전소가 설치될 경우 일부 마을이 1km 안팎에 위치하게 된다”며 “사실상 환경부 권고를 무시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풍력발전소 바로 아래 위치한 마을도 있어 지형적 특성상 잠시 불편한 소음피해가 아닌, 일상생활이나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또 지역 특산물인 사과 생산량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고제면은 거창군 전체 사과 생산량의 40% 정도를 책임지고 있는 지역 대표 사과 생산지인데, 풍력발전소가 들어서면 사과 생산량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계속해서 고제면 주민들로부터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며 “사업자가 풍력발전을 포기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반대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아직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단계로, 주민들 동의 없는 사업은 없을 것이란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