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힘 빠지고 밤마다 아프면 ‘회전근개파열’일 수도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부산고려병원
겨울이 되면 근육과 인대도 움츠러들어 어깨나 관절 통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어깨 통증이 생기면 대개 오십견을 떠올리지만, 최근 몇 년 새 회전근개 환자가 늘고 있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 회전근개로 진료를 받은 회전근개증후군 환자는 약 86만 명이다.
회전근개는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4개의 근육과 힘줄로, 팔을 360도 움직일 수 있도록 어깨 관절을 안정적으로 잡아 준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심했다가 괜찮아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점차 악화돼 상완부(위팔) 전체로 통증이 퍼진다. 회전근개파열이 발생하면 팔 위쪽 삼각근이 찌르듯 아프고, 밤에 잘 때 통증이 생겨 잠을 설치거나, 어깨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을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팔에 힘을 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 올려 보는 것이다. 이때 아프지 않으면 회전근개파열이다. 부산고려병원 관절센터 안재민 진료부장은 “오십견은 관절낭이 굳어 있어 팔이 특정 각도를 넘어가면 통증이 생기지만, 회전근개파열은 손상된 근육을 움직이기 위해 힘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통증 없이 머리까지 팔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전근개파열 증상과 치료는 파열 정도에 따라 다르다. 파열 정도가 작으면 통증은 있더라도 움직임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파열 범위가 커지면 통증과 함께 어깨 힘이 떨어지고 움직임에 제한이 생긴다.
초기에 파열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 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고령 환자의 경우 어깨 활동량이 줄어들어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주사 치료로 일상에서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다.
6개월간 치료해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MRI 등 추가 검사에서 힘줄 손상이 전층파열(완전히 끊어진 상태)로 악화된 것을 확인하면 수술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전층파열이면 통증 정도에 상관없이 수술이 필요하다. 파열 정도가 심하지 않더라도 통증이 심하고 6개월 이상 치료해도 호전이 없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대부분 관절 내시경으로 진행한다. 피부에 작은 구멍을 뚫은 뒤 카메라를 넣어 회전근개가 파열된 범위를 보면서 손상된 회전근개를 제 위치로 봉합해 정상 기능을 회복하도록 한다. 수술 후 재활치료에 3개월 정도 소요된다.
회전근개파열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어깨에 무리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어깨 긴장을 풀어 주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 좋다. 스트레칭을 과하게 하거나 안 되는 동작을 억지로 하면 근육이 다치니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재민 진료부장은 “회전근개파열의 경우 전층파열이 되면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에 너무 늦지 않게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깨 통증이 1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주변에 어깨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