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고 튀기고 서빙하고… 유통업계, 로봇산업서 미래 찾는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외식업 중심 다양한 신기술 선봬
경기 침체·구인난에 로봇 상용화

국내 대기업 시장 선점 경쟁 치열
푸드테크서 성장엔진 발굴 주력

식품 제조사를 중심으로 유통업계가 로봇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교촌치킨의 치킨 조리용 협동로봇. 풀무원의 무인 즉석조리 플랫폼 ‘출출박스 로봇셰프’. 롯데가 부산 ‘고객 풀필먼트 센터’에 도입할 영국 오카도의 스마트 플랫폼(위에서부터 ). 각 사 제공 식품 제조사를 중심으로 유통업계가 로봇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교촌치킨의 치킨 조리용 협동로봇. 풀무원의 무인 즉석조리 플랫폼 ‘출출박스 로봇셰프’. 롯데가 부산 ‘고객 풀필먼트 센터’에 도입할 영국 오카도의 스마트 플랫폼(위에서부터 ). 각 사 제공

국내 유통업계가 ‘로봇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10여 년 전 대형 패스트푸드점을 중심으로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식당 줄서기를 위한 예약 앱과 서빙 로봇이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외식업을 중심으로 키오스크와 서빙 로봇, 조리 로봇까지 다양한 기술이 상용화됐거나 실증을 진행 중이다.

■로봇 굽고 튀기고…외식업 중심 확산

롯데리아는 지난해 서울 구로디지털점에서 튀김·패티를 조리하는 로봇 ‘알파 그릴’ 도입했고, 맘스터치는 최근 새로 개점한 서울 선릉점에 조리 로봇을 설치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는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지난해 1월 수도권 4개 매장에 시범적으로 로봇을 도입한데 이어 10월 두산로보틱스와 협약을 맺고 부산 등 전국 1300여 가맹점에 로봇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bhc도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2개 매장에서 LG전자의 튀김 로봇 ‘튀봇’을 도입했다.

이 밖에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실외 배달 로봇이 건물과 거리를 누비며 실증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물류와 주방자동화로도 연구분야를 넓혔다.

국내외 외식 분야 푸드테크는 급성장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서빙 로봇 도입 대수는 3500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만 1000대까지 늘었다. 시장 규모 역시 같은 기간 900억 원에서 3000억 원 수준까지 올랐다. 조리 로봇 역시 같은 기간 500대에서 10배 증가한 5000대가 보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계는 식품 분야는 키오스크를 시작으로 로봇 등 신기술 도입이 활발하다”면서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확산한 동시에 경기침체와 구인난으로 서빙 로봇과 조리 로봇 도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CES 2024, 푸드테크 대기업 각축장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는 식음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로봇 시장의 선점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는 평가다.

국내 유명 식품기업 풀무원은 CES 2024에서 무인 즉석조리 플랫폼 ‘출출박스 로봇셰프’로 만든 한식 메뉴를 선보였다. 풀무원은 미국 스마트 자판기 스타트업 ‘요카이 익스프레스’와 협업한 플랫폼을 통해 현장의 소비자와 바이어를 대상으로 육개장국수, 떡국, 식물성 불고기덮밥 등 한식을 선보였다.

풀무원 무인 플랫폼 사업을 총괄하는 남정민 상무는 “행사장을 찾은 전 세계의 소비자·바이어들로부터 ‘로봇셰프’가 큰 호응을 얻었다”며 “풀무원의 차별화한 메뉴와 글로벌 스타트업의 기술을 접목해 푸드테크 성공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CES 2024는 푸드테크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주요 기업 3세들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한화그룹 3세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 부사장은 CES 2024에서 최신 로봇 관련 기술 현황을 점검했다. 한화로보틱스는 CES 참가사는 아니지만,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 후 협동 로봇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만큼 향후 미래 전략 수립을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김 부사장은 국내에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처음 도입하는 등 식음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푸드테크 분야를 세밀하게 둘러봤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도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과 신사업 발굴을 책임지는 조직을 맡은 만큼 최첨단 기술이 집결하는 CES 현장에서 그룹 성장엔진 발굴에 주력했다.

최근 롯데는 영국의 오카도와 손잡고 부산에 최첨단 통합물류센터를 짓는 등 로봇 도입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롯데가 공개한 오카도의 풀필먼트 센터 영상은 수많은 자동화 로봇이 돌아다니며 제품을 분류해 포장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