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복귀 시동… 바이든 “극우와의 싸움될 것”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네 차례 사법리스크에도 굳건
3월 중순까지 후보직 확보 전망
인지도 바탕 저인망식 유세 결과
바이든 “공화당 선두 주자” 인정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에서 진행된 공화당 첫 대선 경선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 주자를 30%포인트로 가볍게 따돌려 ‘트럼프 대세론’을 확인하는 동시에 백악관 복귀로 가는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는 평가다.
이번 승리로 트럼프는 3월 중순까지 공화당의 대선 후보직을 확보한다는 전략이 탄력을 받게 됐다. 트럼프 캠프는 ‘두 번째 슈퍼화요일’로 불리는 3월 19일까지 대의원 과반을 확보해 당 경선을 조기에 끝낸다는 방침이다.
의회전문 매체인 ‘더힐’의 여론조사 종합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에서 전국적으로 64.1%의 지지를 받으며 2위인 헤일리 전 대사(12%)와 5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유지 중이다.
뉴햄프셔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해 그외 지역에서는 아이오와주에 버금가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인 첫 경선 승리가 사법 리스크 속에서 나왔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외로 고전하면서 책임론의 대상이 됐으나 당시 출마를 강행했다. 그해 연말에는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밀린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오는 등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1건의 혐의로 4차례 기소되는 과정에서 이를 바이든 정부의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면서 지지층을 결집시켰고 압도적인 대세 후보로 자리를 굳혔다.
반대로 공화당 경쟁 후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해야하는 상황에 반복적으로 놓이는 등 정치적 활동 공간이 크게 축소됐다.
여기에 더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트럼프 캠프의 저인망식 선거운동도 아이오와 승리의 비결로 꼽힌다.
첫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보수 정책인 ‘아메리카 퍼스트’를 재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이 나라의 모두가 단결할 때"라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집권 1기에 불법 입국자를 막기 위해 국경 장벽 건설을 추진했던 그는 재집권 시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입국자 단속을 한층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불법 입국자에 섞여 많은 테러리스트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역대 최악의 대통령인 조 바이든이 나라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화당의 선두 주자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대선은 ‘극우 세력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 코커스가 끝난 뒤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려 “트럼프가 아이오와에서 이긴 것 같다. 그는 현시점에서 공화당의 확실한 선두 주자”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요점은 이 선거가 당신과 나, 그리고 극우 공화당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과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