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 멸종 위기 참고래·향고래 늘었다
남획으로 1970년대 멸종 위기
남서해 연안 상괭이 4500마리
수과원, 동해 첫 항공조사 도입
“고래류 보호 정책 수립에 도움”
우리나라 동해에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참고래와 향고래 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해 연구를 통해 동해에서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참고래 50여 마리와 향고래 100여 마리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참고래와 향고래는 과거 우리나라 인근 바다에서 자주 발견됐지만, 과도하게 잡아들인 탓에 1970년대 멸종 위기에 처했다. 두 고래는 포경이 금지된 이후에는 소수만 드물게 모습을 드러냈다.
참고래는 지구상에서 대왕고래 다음으로 큰 포유류로 몸길이가 약 23m에 이르며 국내에서 1980년에 마지막으로 포획됐다. 향고래는 이빨고래류 중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는 약 19m다.
수과원은 남서해 연안의 상괭이 개체 수도 처음으로 확인했다. 충남 태안과 전남 진도 사이 연안에 상괭이 4500마리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서해 연안은 선박의 접근이 힘들어 그동안 조사가 어려웠지만 항공 조사를 통해 이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또한 상괭이와 함께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고래류는 동해 참돌고래(약 4만 마리)이며, 이외에도 밍크고래, 물개, 낫돌고래가 우리 바다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과원 고래연구소는 우리나라 연근해의 고래류 등 해양포유류의 개체수 및 분포 범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선박, 항공기 등을 이용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고래연구소는 올해부터 우리 바다의 고래 분포 현황을 보다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선박 조사 횟수를 지난해 2회에서 올해 6회로 확대하고, 동해에서는 처음으로 항공 조사를 도입할 계획이다. 동해 소형 고래류의 생태를 집중하여 관찰하기 위해 동해 연안 조사도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
아울러 점박이물범, 바다코끼리 등 수중 생활에 맞게 지느러미 모양의 다리와 발을 가진 해양포유류를 뜻하는 ‘기각류’의 조사를 기존 연 2회에서 4회로 강화하여 서식 현황을 확인하고, 동해 물개 조사도 새롭게 시작한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우리 바다에 멸종 위기 고래류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올해는 고래류 조사 및 연구 활동을 더욱 확대하여 서식 환경 개선 등 고래류 보호를 위한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