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천마산 출토 성곽 등 유물 즉각 보존하라”
17일 심의서 결정… 서구청 통지
“석성 가장 오래되고 가치 높아”
모노레일 사업 타격 불가피 전망
부산 서구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지에서 대규모 출토된 문화 유산(부산일보 1월 12일 자 2면 보도)과 관련해 문화재청에서 해당 유적을 보존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문화재청은 17일 오후 2시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 분과 심의를 열고 천마산 일대에서 출토된 성곽과 토기·기왓장 등 유물을 보존 조치하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이날 밝혔다.
이 결정에 따라 문화재청은 해당 지자체인 부산 서구청에 즉각 보존 조치 결정을 통지한다. 서구는 연 1회 정기점검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보존 조치를 통해 사후 관리에 힘써야 한다. 향후 필요에 따라 문화재 지정에 필요한 발굴이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문화재청 강봉균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은 “해당 지역에서 발굴된 석성은 기장산성, 배산성과 더불어 부산 지역에서 현존하는 석성 중 가장 오래되고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라며 “문화계에서는 발견 당시부터 보존유적으로 지정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적 보존 결정이 나면서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화재 보존 결정이 확정될 경우 기존 노선을 변경한 우회 대체 노선을 검토할 것이라는 서구청의 계획이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영남성곽연구소 나동욱 소장은 “원안대로 모노레일이 성곽 유적지를 관통하는 노선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며 “해당 유적지·유물을 원형 보존하고, 모노레일 노선을 우회하는 방안을 통해 문화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모노레일 노선이 변경되면 막대한 예산이 더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회로를 건설해 노선 공사 구간이 길어지면 공사 기간뿐만 아니라 공사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급등한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준공까지 필요한 경비는 예상보다 수십억 원가량 늘어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서구의회 하명희 의원은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은 당초 2022년 준공하려 했지만 수차례 계획이 변경되며 현재까지 일정이 밀렸다”며 “또 한 번의 공사 변경으로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예산은 결국 구 예산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