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백화점 'VIP' 까다로워진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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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이탈 막고 '물관리' 위해
"고객 혜택 줄인다" 비판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내부 전경. 부산일보DB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내부 전경. 부산일보DB

백화점 업계가 구매 금액 기준을 일제히 올리며 내년도 우수고객(VIP)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고가품 소비가 줄지 않으며 VIP 고객 수가 많이 늘어난 탓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내년도 VIP 선정을 위한 기준 변경안을 내놨다. 신세계는 올해 구매 금액으로 산정되는 내년 VIP부터 다이아몬드 등급 구매 금액을 기존 6000만 원에서 7000만 원 이상으로 변경하고, 1억 200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을 위한 새 등급을 새롭게 만들었다. 플래티넘 고객 역시 기존에는 4000만 원 이상에서 5000만 원 이상 써야 하고 골드 등급도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기준을 높였다.

이 같은 백화점의 VIP 기준 상향을 두고 일각에서는 백화점이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큰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고객 ‘물 관리’와 VIP 혜택 제공에 따른 비용 절감을 노린다는 지적이다. VIP 인원이 늘면서 기존 고객 불만이 잇따르자 진입장벽을 높여 충성고객 관리에 나선 셈이다. 업계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올해 VIP로 선정된 인원이 50%가량 더 많은 것으로 추산한다.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큰손’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고객들 사이에선 경기 침체와 소비 양극화 상황에서 고객 혜택을 줄이는 ‘개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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