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지연·선거 앙금… '온천천 벨트’ 국힘 이상 기류
금정, 침례병원 공공화 지체
현역 백종헌 적잖은 데미지
동래, 2022년 지선 앙금 여전
당내 갈등에 구정 불만 속출
연제, 표심 변동성 높은 지역
선거조직 봉합이 우선 과제
국민의힘이 부산 내 야당 강세 지역인 ‘낙동강 벨트’ 탈환에 열을 올리는 사이 내륙의 ‘온천천 벨트’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흘러나온다. 금정구와 동래구, 연제구를 아우르는 이른바 온천천 벨트는 1988년 소선거제 도입 이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전 의원 외에는 진보정당 의원이 나오지 않은 부산지역 ‘보수 성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여당 초선의원이 지키고 있는 금정구와 동래구, 연제구의 여당 표심이 최근 다소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자체 분석 결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하에 본격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선 지난 16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22대 총선 ‘공천 룰’과 관련해 이 지역 중 일부가 컷오프(공천 배제)나 현역에 대해 페널티를 적용하는 지역에 포함될 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심 하천인 온천천을 끼고 있는 선거구 중 상류 격인 금정구는 지난달 말 숙원사업이던 침례병원 공공화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침례병원을 공공병원으로 바꾸는 데는 동의하지만 이후에 필요한 구체적인 운영 방안과 적자 해소 대책 등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침례병원이 2017년 1월 폐업하면서 금정구는 6년 넘게 ‘종합병원 없는 지자체’의 오명을 뒤집어써 왔다. 심의 통과로 공공병원 탄생이 기대됐지만 이를 연초에 재논의하기로 하면서 이를 추진해 온 현역 백종헌 의원도 적잖은 데미지를 입게 됐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이사장이 보건복지 전문가를 자처하며 침례병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선 박인영 전 시의회 의장도 유세 과정에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전략을 짜고 있다.
초선 김희곤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동래구는 지난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전현직 지방의원들 간의 앙금이 가라앉지 않아 파열음을 내는 중이다. 동래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일부 구의원과 전 시의원이 현역인 김 의원이 아닌 예비후보로 나선 서지영 전 중앙당 총무국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또다른 예비후보 권영문 변호사도 이들을 통해 지역 내 청년 조직을 빠르게 흡수해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선거구 안에서 여당 인사끼리 지지 후보가 갈리면서 그 불똥이 구정으로도 튀었다. 동래구의회는 올해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사업 예산을 줄 삭감하는 등 동래구청과 각을 세우는 중이다. ‘전통의 학군지’로 불리던 동래구의 중·고교 끼니당 친환경 급식비 지원도 40원에 불과해 16개 구·군 중 꼴찌를 기록하는 등 구정에 대한 불만이 치솟고 있다.
이런 잡음 속에 민주당에서는 김희곤 의원과 지난 선거에서 격돌했던 박성현 지역위원장이 특별한 경쟁자 없이 일찌감치 본선행을 결정짓고 몸을 풀고 있다.
인근 연제구에선 국민의힘 초선 현역인 이주환 의원에게 이창진 전 청와대 행정관과 재선인 김희정 전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부산시청 등 행정기관이 밀집한 연제구는 20대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등 온천천 벨트에서 표심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당시 선거에서 여당 내 선거조직이 분열된 여파도 컸다. 이번에도 본선행이 결정된 후보의 최우선 과제는 선거조직 봉합이 꼽힌다.
민주당에선 김해영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나타내지 않는 가운데 이성문 전 구청장이 유일한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동래구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경쟁자가 없어 본선행이 유력하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