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도 문제 없다더니…제3지대 통합정당 ‘당명’부터 충돌
양향자 “‘한국의희망’ 당명 받아들이지 않으면 같이할 필요 없어”
개혁신당 천하람 “개혁신당 이름 나쁘지 않아…총선에 쓸 생각”
제3지대 통합정당 추진 세력이 ‘당명’에서부터 이견을 드러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이관승 민생당 공동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 이낙연 전 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미래대연합(가칭) 조응천 의원. 연합뉴스 제공.
제3지대 통합정당 추진 세력이 ‘당명’에서부터 이견을 드러냈다.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는 통합 정당 참여 조건으로 ‘한국의희망’ 당명 수용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도 당명을 총선까지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갈등이 예고됐다. 통합정당 추진세력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총선 출마에 대해서도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는 최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명을 버리라는 말은 우리의 가치와 비전을 버리라는 말과 똑같다”며 “제3지대 신당들이 우리 당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같이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제3지대 빅텐트 합류 조건으로 당명 수용을 제시한 셈이다.
반면 이준석 전 대표 등이 참여한 개혁신당 측은 자신들의 당명을 총선까지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개혁신당의 천하람 창당준비위원장은 18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개혁신당이라는 이름이 나쁘지 않다”면서 “개혁신당 명칭을 이번 총선에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도 안철수 신당으로 하다가 국민의당으로 되면서 오히려 당명이 잘 익지 않아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개혁신당 당명은 많이 입에 붙었고 이준석신당과 개혁신당이 거의 대등한 비율로 많이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양 대표의 당명 수용 요구에 대해선 “대화를 나눠볼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3지대 통합정당에 대해 “넘지 못할 벽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면서 “다만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지분 싸움이 아니라 비전 경쟁, 정책 경쟁으로 경쟁하면서 연대할 것인지 이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치권에선 제3지대 통합정당과 관련 ‘비례대표 배분’ 등 ‘지분다툼’이 내부 갈등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통합정당 추진 세력에서도 지분 논란을 사전에 막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천 위원장은 “(통합 정당이) 지분 싸움을 가지고 추태를 연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래대연합’의 조응천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통합정당에 참여하는) 각자가 딸린 식솔이 눈에 밟혀서 그 사람들 얘기를 하다 보면 기득권으로 비칠 수가 있다”면서 “기득권 싫다고 나와서 아웅다웅하는 게 기득권 가지고 싸우는 것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제3지대 통합정당 추진 세력은 당명 이외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총선 출마에 대해서도 이견이 드러났다. 이 전 대표는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지만 개혁신당 측에선 “출마가 희생”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천 위원장은 “신당에서는 모든 지역구가 쉽지 않기 때문에 출마가 희생”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께서도 한 권역을 이끄는 리더로서 역할 해주시는 것이 오히려 희생이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대연합의 조 의원도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사실은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는 비판이 있다”면서 “지역적으로 이낙연 대표는 호남의 강점이 계신 분인데 호남에 가셔가지고 통합신당의 붐을 일으켜주셔야 될 것 아니냐는 취지로 (개혁신당에서)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개혁신당은 물론 미래대연합 측에서도 필요성을 일부 인정하면서 향후 갈등사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