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C 3단계 입주 공공기관 없어 ‘앙꼬 없는 찐빵’ 우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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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1년 앞두고 주인 찾지 못해
해양진흥공사·예탁원 등 미적미적
부산은행 등 일부 금융업만 확정

부산시·시행사 곳곳에 ‘러브콜’
일부 층 비워두는 장기전 고민도

내년 완공을 앞둔 부산 남구 문현동 BIFC(부산국제금융센터) 3단계 공공기관 입주가 난항을 겪고 있다. 문현금융단지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내년 완공을 앞둔 부산 남구 문현동 BIFC(부산국제금융센터) 3단계 공공기관 입주가 난항을 겪고 있다. 문현금융단지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부산 남구 문현동 금융중심지 핵심 시설인 BIFC 3단계가 완공 1년 여를 앞두고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3단계의 중추 역할을 맡을 금융 공공기관들이 입주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일부 층을 비워둔 채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준비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2차 이전 계획이 요원한 상황에서 공공기관 입주 없이 BIFC 3단계가 문을 열 경우 ‘앙꼬 없는 찐빵’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45층 규모의 BIFC 3단계 건물에 입주를 확정 지은 공공기관은 현재까지 없다. 시와 시행사 등은 2021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입주 의향서를 받았는데 해양진흥공사, 예탁결제원, 남부발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입주 의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들 중 당시 의향을 밝혔던 부산은행, BNK시스템, BNK캐피탈, BNK신용정보 등 BNK금융지주 계열사(4개층)만이 입주를 확정지었다.

예탁결제원의 경우 지난해 말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상반기로 연기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공공기관 이외에는 4차 산업 연관, 디지털 금융 스타트업 등 160여 곳이 21개 층에 입주 계약을 마쳤다. BIFC 3단계는 지하 5층, 지상 45층 연면적 14만 6568㎡ 규모로 조성된다.

입주 의향서를 낸 기관별로 살펴보면 남부발전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년여 동안 이렇다 할 입주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해양진흥공사의 경우 최근 BIFC 3단계를 후보지 중 한 곳으로 하는 청사 이전 용역에 착수했다. 해양진흥공사는 북항재개발 1단계 공공부지에도 부산항만공사(BPA)로부터 청사 이전 요청을 받아 두 곳의 이전안과 현 청사 유지안 등 3가지를 두고 용역을 진행 중이다.

올해 8월 용역이 완료될 예정인데, 용역 결과 BIFC 이전이 무산되면 공공기관 몫 14개 층 중 해양진흥공사가 입주 의사를 밝혔던 7개 층이 준공을 앞두고 빌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해양진흥공사는 BIFC 3단계 이전 희망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건물 면적을 사용할 계획이었다.

입주 의사를 밝혔던 공공기관들이 미적대는 사이, 시와 민간 시행사인 맥서브컨소시엄은 ‘플랜B’ 마련에 나섰다. 서울신용보증 등 외부 기관의 부산 이전과 기존 금융중심지 내 기관이 이전하는 방식의 ‘투 트랙’ 전략으로 공실을 채운다는 계획 하에 기관 접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공공기관의 재정 긴축 기조 속에 사옥 이전 등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이다. 캠코, 기술보증기금 등 기존 금융중심지 내 기관들에게도 시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이들 기관도 쉽사리 확답을 주지는 않고 있다.

시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질 경우 BIFC 3단계 건물을 적정 시설로 판단해 일부 층을 비워두는 계획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차 공공기관 이전은 계획도 불확실하고 계획이 세워져도 기관 유치를 위해 타 지자체와 경쟁을 해야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BIFC 1단계의 경우 당시에도 ‘전략적 선택론’이 대두돼 63층 최상층을 해외 대형 금융기업 유치를 위해 비워뒀으나 2014년 준공 이후 9년 가량이 지난 지난해가 돼서야 겨우 해외 보험사 등의 입주로 주인을 찾기도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향후 공공기관 2차 이전 등이 이뤄져도 부지나 시설이 필요하기 마련이다”며 “BIFC 3단계의 콘셉트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기 때문에 입주 기업 등과 융화될 수 있는 공공기관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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