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고성 총선, 선택 여지가 없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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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보 못 내 무투표 당선 가능성
국힘 정점식과 겨룰 경선 후보도 없어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최초의 무투표 당선(2016년 20대 총선) 사례를 기록했던 경남 통영고성 선거구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또 다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권 침해로 인한 피해는 지역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현재 통영고성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은 0명이다. 현역인 국민의힘 정점식(사진) 의원의 재선 도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후보를 좀처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초 윤석열 정권의 표적 감사 의혹을 주장하며 야권 탄압 프레임으로 체급을 올린 전현희 전 국가권익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서울 강남을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전 전 위원장은 통영에서 태어나 충렬초를 졸업한 이후 부산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민주당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대여 공세 최전선에 서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영고성 출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에 전직 시장인 강석주 전 통영시장의 출마 여부에 시선이 집중된다. 강 전 시장은 중앙당으로부터 출마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지만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강 전 시장은 “여러 차원으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설 전까지는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권 내에서도 정 의원과 맞붙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다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도 바닥을 치고 있다. 전국이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지만 통영고성은 예외다. 결국 8년 전인 2016년 이군현 당시 의원이 4선 고지에 ‘무혈입성’한 것처럼 정 의원도 손쉽게 당선장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총선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나오는 것은 흔치 않다. 소선거구제가 시행된 13대 총선 이후에는 이 전 의원이 유일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1대부터 21대 총선까지 무투표 당선자는 29명에 불과하다. 부산, 울산, 경남(PK)에서는 4대 부산 영도갑 이영언(민주당), 9대 경남 의령함안 이상철(민주공화당), 합천 이상신(신민당), 11대 부산 북구 신상우(민주한국당), 장성만(민주정의당) 당시 후보 등이 무투표로 당선된 바 있다.

지역에서는 여야의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인다. 일각에선 통영과 고성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자조마저 나온다. 다만 정 의원이 당내 친윤 인사로 분류돼 변수는 남아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핵관’ 퇴장 등 당내 권력 지형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정 의원이 당내 주류 인사 용퇴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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