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소통·진심”… 정우성이 전하는 ‘사랑한다고 말해줘’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1년 만에 선택한 멜로극
잔잔한 감성·내레이션 매력
“당연하지 않아 더욱 감사”

배우 정우성이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시청자를 만났다.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배우 정우성이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시청자를 만났다.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진정한 소통에 대한 이야기에요. 우리 삶에서 중요한 주제죠.”

배우 정우성은 ENA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이렇게 돌아봤다. 이 작품은 그가 11년 만에 선택한 멜로라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격정적인 애정신이나 드라마틱한 전개 대신 잔잔한 감성과 그 결을 채우는 나즈막한 내레이션이 가득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우성은 “13년 전 원작 일본 드라마를 보고 리메이크하기로 마음 먹었다”며 “이 작품의 주제가 잘 전달되길 바랐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극 중 청각장애가 있는 화가 차진우를 연기했다. 말과 귀 대신 손과 눈빛으로 상대와 소통하는 캐릭터다. 정우성은 “메이크업은 원래도 잘 안 하지만, 이번엔 최대한 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살리려고 했다”며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면 날리는대로 스타일도 편안하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나이 쉰에 다시 하는 멜로라 고민을 많이 했죠. 멜로 드라마지만, 사람 사이의 소통을 그리고 싶었어요. 예전에 원작자가 ‘정우성이니까 작품을 준다’고 했었거든요. 잘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죠. 작품을 선보이고 나니 숙제를 끝낸 기분이에요.(웃음)”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스틸 컷. 스튜디오지니 제공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스틸 컷. 스튜디오지니 제공

정우성은 촬영 3개월 전부터 수어를 배웠다고 했다. 그는 “수어가 직관적이라 처음 배울 땐 재미있었다”며 “그런데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수어는 손의 방향과 위치에 따라서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된다”면서 “수어 선생님이 현장에 계속 계셨고 반복 연습밖에 답이 없어서 계속 연습했다”고 했다. 감정은 표정을 절제하고 눈빛에 담으려고 했다. “음성 언어가 없다고 해서 표정을 과하게 쓰면 피로감이 생길 것 같았어요. 인물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선에서 그의 고민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래서일까. 이 드라마는 흘러가는 백 마디 말보다 서로의 눈을 마주 보고 상대에게 온전히 집중해 이뤄지는 진정한 소통의 진심을 잘 전달한다. 정우성은 “평소에 많은 음성 언어를 내뱉고 있지만, 거기에 진정한 바라봄과 소통의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어떤 대상을 이해하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상대를 더욱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도 각자의 존재 자체로 충분하고, 다른 걸 이해하면서 같이 살아가는 게 진정한 삶의 방식”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젠 다양한 문화, 사회가 그려져도 외면하지 않고 바라봐주려고 하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라며 “덕분에 시청자 호응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스틸 컷. 스튜디오 지니 제공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스틸 컷. 스튜디오 지니 제공

정우성은 지난해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영화 ‘서울의 봄’으로 천만 영화 주인공이 됐고, ‘보호자’로 장편 영화 감독 데뷔도 했다. ‘달짝지근해: 7510’과 ‘웅남이’ ‘거미집’에 특별 출연해 관객을 만나기도 했다. 이 드라마가 지난해 말 처음 공개된 걸 고려하면 무려 6편의 작품으로 대중을 만난 셈이다. 정우성은 “넘어지지 않고 잘 달렸으니 이제 잠깐 쉬려고 한다”며 “쉬면서 차분히 나를 다시 정립하고 다시 가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너무 운 좋게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어요. 덕분에 일이 재미있어서 힘든지도 모르고 하고 있죠. 모든 게 당연하지 않잖아요. 당연하지 않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도 큽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