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이상준 “상대 골문 자주 위협, 더 많은 골 넣겠다”
부산 아이파크 태국 전훈 현장
최전방·날개 두 ‘젊은 피’ 주목
김찬, 발 재간 갖춘 장신 공격수
“골 결정력 높일 수 있도록 최선”
이상준, K4리그 14골 뽑아내
“장점 스피드로 득점 찬스 노려”
울산현대 윙어 유망주 김도현도 합류
“선수 구성부터 전술 훈련까지, 득점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박진섭 감독의 첫마디에서 보듯 올 시즌 부산 아이파크의 화두는 ‘공격’이다.
2022년 K리그2 11개 팀 중 득점 최하위(40경기 34골)로 골 가뭄에 허덕이던 부산은 지난해 정규리그 36경기에서 50골을 터뜨리며 득점 부문 13개 팀 중 5위로 올라섰다. 1년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냈지만 박 감독은 여전히 득점에 배고프다. 부산 공격진의 현재이자 미래인 김찬(24)과 이상준(25)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주전 자리를 꿰찬 최전방 스트라이커 김찬은 8골 2도움,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수확하며 팀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지만 그에겐 아쉬움이 앞선다. 김찬은 “지난해 수비에 비하면 공격에서 득점이 많이 안 나온 게 사실이다”며 “특히 스트라이커로서 제 자리에 대한 책임감을 유독 많이 느낀 한 해였다”고 털어놨다. 189cm 큰 키로 최전방을 누비며 웬만해선 막을 수 없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스스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김찬은 “재작년에는 근육 부상으로 한 달 정도 쉬면서 비시즌 때부터 계속 몸을 만들었고 동계훈련 때도 유경렬 수석코치님과 슈팅 연습 등을 많이 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올해도 슈팅 등 훈련 하나하나를 좀 더 집중해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찬 선수와 체격 면에선 정반대인 이상준도 부산의 부족한 득점력을 채워줄 ‘젊은 피’다. 171cm 63kg의 작은 체구지만 지난해 진주시민축구단 소속으로 K4리그에서 뛰며 무려 14골(28경기)을 몰아쳤다. 1위와 한 골차 득점 2위(공동)에 오르며, 윙포워드로 뛰던 고교 시절 재능을 다시 깨웠다. 사천시청까지 출퇴근을 하며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이뤄낸 성과라 더 값지다. 이상준은 “부산에 입단해선 사이드백을 보다가 군 복무를 겸해 진주시민축구단으로 갔는데, 이창엽 감독님께서 제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많이 가르쳐주셨다”며 “공간 침투 능력과 찬스에서 골 결정력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태국 1부리그 팀과 연습경기에서도 상대 수비라인을 깨뜨리는 공간 침투로 골을 터뜨리며 팀의 5-2 승리에 기여했다.
공격수 입장에선 지난해 단 한 골이 부족해 1부리그 직행 티켓을 놓친 마지막 경기가 특히 아쉽다. 충북청주전에서 김찬은 풀타임 활약하며 수차례 골문을 두드렸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이상준은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기는 장면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좌절의 아픔을 알기에 올해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찬은 “마지막에 그렇게 (골을)먹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경기”라며 “스스로 골 결정력이 부족하고 생각하는데,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상준은 “K4리그에서 골을 많이 넣었지만 세밀함 등에서는 K2와 분명 차이가 있다”며 “제 장점인 스피드를 잘 살려서 골 찬스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더 많이 뛰겠다”고 밝혔다.
부산은 올 시즌 공격력 강화를 위해 이름값 높은 브라질 용병 로페즈(34)를 영입했고, K리그2 2연속 3관왕(득점왕·MVP·베스트11) 출신 안병준(34)도 2년 만에 다시 품었다. 베테랑과 젊은 피가 만나 만들어낼 시너지 효과에 선수들도 기대가 크다. 김찬은 “작년에도 형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줘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로페즈가 한국 경험이 많다 보니 훈련장에서 보고 배울 점이 많고, (안)병준 형도 같이 있을 때 워낙 많은 걸 보고 배웠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올 시즌 팀의 1부 승격은 기본, 공격수로서 개인 목표도 확실하다. 김찬은 “작년에 공격포인트로 10개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득점으로 10개 이상을 꼭 채우고 싶다”며 “남은 동계훈련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올해는 팬들과 함께 꼭 승격을 이뤄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상준은 “일단 공격포인트 10개 이상을 하고 싶은데, 그래도 ‘도움’보다는 ‘골’ 욕심이 더 난다”며 “군 복무를 잘 마치고 돌아온 만큼 경기장에서 예전보다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부산은 24일 울산 현대의 윙어 유망주 김도현(20)을 영입해 공격진을 보강했다. 울산 유스팀(현대중-현대고) 출신으로, 연령별 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된 김도현은 빠른 발과 개인기로 측면 돌파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지난해 울산 입단과 동시에 K리그2 충북청주로 임대를 떠나 24경기에 출전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김도현은 “작년에 아쉽게 하지 못했던 1부 승격을 이루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후아힌(태국)=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