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환경 측정검사 필요 없지만
6억 8700만 원 등 청구해 횡령
온라인 도박에 약 10억 원 사용

부산법원 종합청사. 부산일보DB

회삿돈 약 8억 원을 횡령해 도박 자금으로 탕진한 인사팀 직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5형사부(부장판사 장기석)는 2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위반, 업무상횡령, 국민체육진흥법(도박 등)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회사에 약 8억 원의 피해 금액 배상도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22년 10월부터 약 7개월간 부산 강서구의 한 회사 인사총무팀 직원 A 씨는 회사의 환경 측정 검사가 면제돼 필요 없지만, 측정 검사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총 44회에 걸쳐 6억 8700만 원을 동생 명의 계좌로 송금받은 혐의를 받는다. 회사 법인카드로 총 30회에 걸쳐 1억 17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이렇게 회삿돈을 횡령한 A 씨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온라인 도박으로 총 450회에 걸쳐 약 10억 원을 사용했다.

비품 구매와 산업안전보건 인허가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한 A 씨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온라인 도박을 하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사 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고, 이 사건 이후에도 다시 취업한 회사에서 법인 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해 고소당한 상태”라면서 “피해 회사들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상당한 피해를 보았음에도 아무런 변제를 하지 않아 엄벌에 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횡령한 돈을 도박에 사용한 점을 고려해 앞으로 회사에 피해를 복구시켜 줄 가능성도 낮아 보여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고 나이,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