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지난해 부산에 1조 3693억 풀렸다
고금리 속 5196건 대출 수요 발생
전국 24조 규모 부산 5.4% 차지
4억 원대 아파트 구입 자금 최다
정부, 신규 정책금융상품 내일 발표
은행권보다 낮은 금리 적용에 고심
오는 29일 종료를 앞둔 정부의 정책금융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지난해 부산에서 1조 3693억 원의 대출이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금리 기조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이 9억 원 이하 주택 구매자들의 주요 대출 창구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년 한시 상품으로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 부산에서는 5196건의 대출이 발생했다. 금액으로는 1조 3693억 원인데, 전국 24조 2532억 원의 5.4%에 해당한다. 전국적으로는 지난해 9월 가계 대출 증가 억제를 이유로 조기 마감된 일반형을 통해 8조 1807억 원의 대출이 이뤄졌고 우대형을 통해 16조 725억 원의 대출이 발생했다.
부산은 서울, 인천과 대출 건수는 비슷하나 대출액수에서 차이가 나 4억~6억 원 대 아파트 구매에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우대형은 집값 6억 원 이하, 소득 1억 원 이하 기준이 적용되고 일반형은 집값 9억 원 이하, 소득은 기준을 두지 않으면서 대출 문턱을 크게 낮췄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 전국 24조 원의 대출 중 절반(52.3%)이 넘는 12조 6723억 원이 대출됐다. 구체적으로 경기도(32.5%, 7조 8766억 원), 인천(10.3%, 2조 4865억 원), 서울(9.5%, 2조 3092억 원) 순이었다. 서울의 경우 9억 원 이상 주택 구매를 지원하지 않는 특례보금자리론 자격 기준 상 높은 집값 탓에 대출 수요가 다른 지역에 비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한 구입 자금이 가장 많이 사용된 주택 가격대는 4억 원 초과~5억 원 이하로 총 6조 3766억 원(26.3%)의 대출이 발생했다. 이어 3억 원 초과~4억 원 이하 주택에 5조 4220억 원(22.3%)이 대출 됐다. 건수로만 보면 3억 원 초과~4억 원 이하 주택(26.2%·2만 5365건)이 4억 원 초과~5억 원 이하(24.3%·2만 3576건)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정부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사실상 흥행에 성공하면서 26일 ‘특례보금자리론 시즌2’ 성격의 주택 정책금융 상품을 발표한다. 하지만 1년 만에 금융시장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금융당국은 시즌2 출시를 앞두고 이자 수준, 대출 조건 등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해야 하는데 은행권이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는 점은 시즌2 출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고금리 속에 금리 4% 후반대로 출시된 보금자리론은 최근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 후반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다.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을 대출받은 차주들은 현재 시중은행의 금리가 3% 후반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1%포인트 가까운 높은 금리를 적용 받고 있다. 지난해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마지막 적용 금리는 4.65~4.95%였다.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도 이달 기준 금리가 4.5~4.8%로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해 높다.
정부는 국가 전체 가계 부채 수준을 고려해 신규 보금자리론 공급 규모 전체액을 10조 원대로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목표액이었던 39조 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대출 기준은 한도는 이전 보금자리론 수준인 주택가격 6억 원 이하, 대출한도 3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