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우크라, 차기 파워게임에 분열
총사령관, 사퇴 명령 거부
국방부 부인 속 경질 가능성
러시아의 침공으로 2년 가까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총사령관의 거취를 놓고 대통령과 총사령관이 충돌했다는 보도가 30일(현지시간)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날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에게 사퇴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가까운 야당 의원 올렉시 곤차렌코는 가디언에 이같이 밝히며 “이들 사이에는 근본적인 문제는 없지만, 대통령실은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군사적 발언이 아닌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도 같은 날 곤차렌코 의원을 인용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군 수장이 곧 쫓겨날 수 있다는 글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자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축출되면 후임으로 군 정보수장인 키릴로 부다노우 군사정보국장이 유력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부다노우 국장은 작년 9월 경질된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런 적전분열설의 배경에는 잠재적 라이벌인 잘루즈니 총사령관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경계심도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이어 가장 인기 있는 인물로, 올해 3월 대선이 예정대로 치러질 경우 현 대통령의 강력한 맞수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으로 인한 계엄령으로 모든 선거가 유예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월 대선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미국 등 서방은 그의 통치 능력 입증을 위해 예정대로 선거를 치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정계에 입문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그의 부인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다우닝가에 해당하는 반코바에 거리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비공식 페이스북 게시물은 정치에 뜻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