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보이' 유재중도 출마 고심… “세대교체 역행" 비판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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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의견 들어보고 최종 결정"
21대 총선 컷오프 후 정계 떠나
출마 선언 김무성 전략공천 경계
“경선 안 하면 무소속 바람 불 것”

유재중, 전 의원. 부산일보DB 유재중, 전 의원. 부산일보DB

21대 총선에서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 된 뒤 정계를 떠나있던 유재중(68) 전 의원이 4월 총선 출마를 검토 중이다. 지역구 후임으로 자신이 지지했던 국민의힘 전봉민(수영) 의원이 재선에 도전한 상황에 유 전 의원이 복귀 의사를 보이면서 정치 도의상 적절한지 논란이 인다. 6선 김무성 전 의원이 쇄신 공천에 역행한다는 비난에도 중영도 출마를 강행한 데 이어 유 전 의원까지 가세하자 ‘올드 보이’ 귀환에 대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31일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공천 신청 서류는 다 작성해 놓은 상태”라며 “지역 내 인사들의 얘기를 더 들어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서는 유 전 의원이 얼마 전부터 자신 명의의 플래카드를 걸고, 지역 행사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는 점에서 출마가 유력하다고 본다. 그는 지난 총선 당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부적격 판단을 받자 불출마했고, 대신 전 의원을 후임으로 지지했다.

이와 관련, 김무성 전 의원은 31일 한 라디오에서 당 공관위가 중영도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 “(2008년 총선 때)아무 잘못도 없는데 박근혜 쪽 좌장이었다고 공천을 못 받았고, 무소속연대를 결성해 부산에서만 다섯 명을 당선시켰다”며 “‘선거에 이기려면 그런 짓(전략공천) 하지 말라’는 경고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경선 기회를 주지 않을 경우 이전과 같이 무소속 바람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유 전 의원도 당시 친박(친박근혜)무소속연대에 참여해 김 전 의원과 함께 당선된 바 있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김 전 의원의 현재 상황이 당시와는 전혀 다르다고 지적한다. 2008년의 경우, 친이(친이명박)계가 당내 야당 격인 박근혜 전 대표 세력에 대한 ‘학살 공천’을 자행하면서 잘못된 공천 피해자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박 전 대표도 이들에게 ‘살아 돌아오라’고 격려하면서 친박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후배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자신의 불출마 명분마저 깨고, 당의 세대 교체 기류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박무소속연대가 지지를 받을 때와 지금 김 전 대표의 출마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며 “출마 이유로 ‘후배들이 너무 못한다’고 하는데, 그런 정치를 만든 데 책임이 적지 않은 두 의원이 후배 탓을 복귀 명분으로 삼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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