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이야, 아기야"…인형뽑기 기계에 갇힌 3살 아기 구출작전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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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인형뽑기 기계로 들어간 세살배기 구조. 퀸즐랜드 경찰 X 캡처. 연합뉴스 호주에서 인형뽑기 기계로 들어간 세살배기 구조. 퀸즐랜드 경찰 X 캡처. 연합뉴스

"헉, 인형이 아니고 아기잖아?"

호주에서 세 살배기 남자아기가 인형뽑기 기계에 들어갔다가 갇혀 경찰에 구조되는 일이 일어났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27일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교외의 한 쇼핑몰에서 이선 호퍼 군 가족은 함께 외식하러 갔다 아기가 인형뽑기 기계에 갇히는 기막힌 일을 경험했다.

이제 겨우 3살인 이선 군은 가족들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인형뽑기 기계의 외벽을 기어올라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

2일 ABC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선 군의 아버지 티머시 호퍼 씨는 아들이 인형뽑기 기계 안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며 "대처할 방법이 없었다. 얼마나 빨리 기계 안으로 들어갔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은 기계 안에서 일어서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고 인형 더미 위로 올라갔다"며 "나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하면서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들은 슬퍼하기는커녕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결국 현지 경찰이 출동했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다치지 않고 유리로 된 기계 밖으로 무사히 구출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 동안에도 이선 군은 인형들 사이에서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이선 군이 인형뽑기 기계에서 구조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경찰에 의해 지난 1일 공개됐다.

경찰은 이선 군의 아빠에게 "아이를 반대편 구석으로 물러나게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고 호퍼 씨는 아들을 구석으로 유도했다. 이후 경찰이 기계의 정면 유리를 깨는 동안에는 아이에게 눈을 가리도록 했다.

무사히 구조된 이선 군은 인형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 부모의 품에 안겼다.

경찰은 구조된 아이에게 "상을 받았구나. 어떤 것을 줄까?"라고 농담을 던지며 안심시켰다. 경찰은 이후 이선 군 가족을 초대해 경찰 옷을 입은 코알라 인형을 따로 선물하기도 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1년 경찰 경력 가운데 이런 구조는 처음이었다"며 "아이의 기분이 좋았던 덕분에 구조 작업도 수월했다"고 말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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