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위험 인자 거짓비늘증후군, 백내장도 위협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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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이안과

이안과 최봉준 원장이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이안과 제공 이안과 최봉준 원장이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이안과 제공

당뇨와 고혈압이 있는 75세 여성 A 씨는 안압이 높아 안과에서 안압하강제를 투여받고 있다. 주치의는 백내장 수술을 권유했는데, 거짓비늘증후군 소견이 있다며 수술 합병증을 우려했다.

거짓비늘증후군이란 수정체 표면이 생선 비늘처럼 벗겨지는 질환이다. 수정체는 눈 안쪽에서 빛을 굴절시키는 원반 모양의 투명한 조직으로, 이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것이 백내장이다. 벗겨진 하얀 물질은 일종의 단백질 성분인데, 수정체 외에도 홍채, 각막 후면부에 쌓인다. 특히 눈 속 액체인 방수가 빠져나가는 부위인 섬유주에 침착되면서 안압이 상승해 녹내장 발생률 또한 30% 이상에 달하고 예후도 좋지 않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거짓비늘물질은 여러 장기에서도 발견돼 전신질환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심혈관 질환이나 복부대동맥류 등과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당뇨, 고혈압뿐 아니라 황반변성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안과 최봉준 원장은 “거짓비늘증후군은 녹내장과 백내장 모두에 아주 불리한 질환”이라며 “거짓비늘증후군 환자는 안압 상승과 녹내장을 철저히 검사해서 치료해야 하고, 백내장 수술을 할 때도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거짓비늘증후군 환자는 특히 백내장 수술에서 고려할 점이 많다. 백내장 수술은 동공을 확대시키는 작업인 산동을 한 뒤 혼탁해진 수정체를 얇은 주머니만 남기고 제거하고 그 안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거짓비늘증후군이 있다면 수술이 까다롭고, 수술 후 회복이 더디거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최봉준 원장은 거짓비늘증후군 환자의 백내장 수술에 대해 △수술을 할 때 홍채에 침착된 물질 때문에 산동이 잘 안 돼 시야 확보가 어렵고 △각막 후면부에 침착된 물질 때문에 각막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각막내피세포가 약해서 각막 부종으로 시력 회복이 지연될 수 있으며 △안구에서 수정체를 지지하는 끈인 모양체 소대가 약해서 인공수정체가 흔들리거나 이탈할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홍채 확장 기구와 각막내피세포 보호 기능이 높은 점탄 물질(백내장수술에 쓰는 끈적한 물질)을 써서 아주 세심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 인공수정체가 들어가는 주머니인 낭 안에 수정체 확장 고리를 삽입해 낭을 지지해 주는 방법도 동원된다. 또 흔히 사용하는 1조각 인공수정체가 아니라 3조각 인공수정체를 써서 인공수정체의 다리 부위는 낭 밖에, 몸통 부위인 광학부는 낭 내에 끼워 주는 전낭포획법을 통해 인공수정체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향상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안과 최봉준 원장은 “8년 전부터 거짓비늘증후군뿐 아니라 외상이나 고도근시로 모양체 소대가 약한 많은 환자들에게 이와 같은 수술 방법을 적용해 삽입한 인공수정체가 떨림이나 이탈 없이 매우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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