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관' 임종석 공천 배제… 민주 계파 갈등 '폭발'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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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성동갑 전현희 전략공천
친문 고민정 최고위원 사퇴 선언
"불공정하다는 문제 계속 이어져"
부산·울산 전략공천 후폭풍 거세
친명 "갈등은 언론 프레임" 주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당내에서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 공방이 다시 불붙는 가운데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공천으로 촉발된 당내 계파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민주당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27일 오전 8차 전략공관위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임 전 실장을 다른 지역구에 전략공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친문계 대표 인사인 지낸 임 전 실장은 지난 16·17대 국회 당시 중·성동갑에서 당선됐고 이번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 그러나 전략공관위 측은 수도권 험지 출마 필요성을 거론하며 서울 송파갑 출마를 요청했고 임 전 실장은 이를 거부했다.

임 전 실장의 공천 배제로 민주당에선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 공방이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를 겨냥한 이 책임론은 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제기한 이후 당내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됐다.

임 전 실장의 공천 배제에 대해 친문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고 최고위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의 갈등 국면을 잠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민주당 중진 의원의 공개적 답변이어서 무겁게 듣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최근 당내 공천 논란과 관련한 지도부 대처를 비판하며 전날 최고위 회의에 불참했다. 고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임 전 실장 공천 배제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공천이) 불공정하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울산 북구 진보당 단일후보’ 협상도 후폭풍이 거세다. 중앙당의 ‘선거연대’ 결정으로 진보당에 지역구 총선 후보 자리를 내주게 된 이상헌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당 윤종오 후보와의 경선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경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민주당을 지키기 위해 출마를 강행할 준비를 해 놓았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부산 수영의 강윤경 예비후보도 당이 유동철 교수를 전략공천한 데 반발하면서 경선을 요구했다. 민주당 당사 앞에서 1인 시위 등을 이어가는 강 후보는 “전략공천 결정과 관련해 몇 가지 중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공정한 경선 실시와 당원 의사의 존중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당내에서 공천 갈등이 폭발하고 있지만 친명(친이재명)계에선 공천 갈등이 “언론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공천 갈등에 대해 “언론에서 강하게 프레임을 짜서 제기되는 측면도 있다”면서 “친명-비명, 또는 친문-친명 갈등 구조를 너무 부각시켜 놓았다”고 말했다. 공천 갈등은 당연한 일인데 언론이 이를 계파 갈등으로 보도한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친명 단수, 비명 경선’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정반대 주장을 폈다. 그는 “비명이면서도 단수로 공천 받거나 친명이면서 경선한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고민정, 최인호, 송기헌, 민홍철, 김정호, 박재호, 전재수, 이소영” 의원을 지적하면서 “공천 받자마자 지도부에 비판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을 ‘비명’으로 규정한 셈이다.

그러나 최인호, 민홍철, 김정호, 박재호, 전재수 의원 등 단수공천을 받은 영남 지역 현역 의원은 ‘단수 신청자’가 대부분이다. 경쟁자가 없었기 때문에 단수공천을 받은 셈인데 정 의원은 이들을 ‘비명’으로 지목해 ‘비명 단수’의 근거로 제시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친명 성향을 보였던 진성준, 한정애 의원에 대해서도 “친명이 아니다”고 주장해 ‘찐명’(진짜 친이재명)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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