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본사 '배터리 주치의' HEI, 미국 진출 나선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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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진단 솔루션 '비포'
실리콘 밸리 입주기업 협업
캐나다 기업엔 내달 공급 계약
LS그룹 등 국내 기업과 MOU

전기차 배터리 진단 및 예측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에이치이아이(HEI)를 공동 창업한 이은석(오른쪽)대표와 박현민 전략총책임자(큰 사진),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참여한 HEI가 캐나다 업체와 MOU를 맺는 모습(아래 사진). 이재찬 기자 chan@ 전기차 배터리 진단 및 예측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에이치이아이(HEI)를 공동 창업한 이은석(오른쪽)대표와 박현민 전략총책임자(큰 사진),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참여한 HEI가 캐나다 업체와 MOU를 맺는 모습(아래 사진).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배터리 주치의’ 에이치이아이(HEI)가 창업한 지 2년여 만에 미국에 본격 진출한다. 미국 진출을 계기로 HEI의 전기차 배터리 진단 및 예측 솔루션 ‘비포(Biifore)’가 세계적으로 확산 보급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HEI는 오는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비포 보급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HEI는 서울대 동문인 이은석 대표와 박현민 전략총책임자(CSO)가 의기투합해 창업한 전기차 배터리 진단 및 예측 솔루션 제공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는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알라바마주립대 교수를 거쳐 메르세데스 벤츠 북미 연구소에서 양자 컴퓨터와 배터리 수석 연구원직을 맡아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박 CSO는 서울대 졸업 후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 북미 총괄 주재원을 거쳐 부산 와이씨텍 그룹 투자 총책임을 맡아 IT 중심의 투자를 주도해왔다. 전기차 시장 동향을 공유하던 이들은 전기차 배터리 상태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한 진단 솔루션이 핵심 사업이 된다는 데 공감하고 2021년 HEI를 공동설립하고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 왔다.

HEI가 미국에 주목한 것은 전기차 분야에 있어 세계 최대 규모라는 데 있다. 미국 충전소 사업 확산으로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고 수명을 예측하는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덩달아 느는 만큼 서비스 차별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HEI의 비포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별도의 장비나 장치 없이 충전기와 연동한 앱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고 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비포의 편리함에 주목한 미국 내 충전 기업 상당수가 HEI와 협업을 희망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HEI 솔루션 도입을 위한 계약 체결에 나선 해외 업체도 있다. 캐나다 전기차 충전 기업 포시선(Forseeson)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HEI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달 소프트웨어 공급 관련 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포시선은 지난해 11월 코트라와 부산시가 주관한 2023 인베스트코리아서밋에서 HEI 기술에 큰 관심을 가진 바 있다. 이 대표는 “창업 당시부터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 개발에 집중했다”며 “규모나 세계적인 배터리 회사 보유 측면에서 높은 수준에 속하는 한국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HEI는 미국 진출을 계기로 전기차 시장 성장에 보다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고 남은 수명을 예측할 수 있어 배터리 폭발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보험가 산정, 중고차 가치 기준 마련, 배터리를 재활용한 세컨드 라이프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한국 IT기업이 미국으로 진출해 기술 표준화를 만들어 낸 성공적인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며 “세계 배터리 정보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과 업무협약도 활발하다. HEI는 대기업 LS그룹 자회사인 엘에스 이링크(LS E-link)와 지난 1월 업무협약을 맺고 솔루션 서비스 공급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트루차저제주(옛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스타코프 등 국내 전기차 충전 기업과 MOU를 맺고 협업을 통해 솔루션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종합무역센터(COEX) 관리업체 WTC 서울과 함께 코엑스 내 전기차 충전기를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협의가 논의 중이다.

이에 HEI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도 얼마든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박 CSO는 “지역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예비 기업인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부산에서 제조업에만 기대기엔 기업 환경이 좋지 않다.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는 청년 기업인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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