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최저라면서… 남성 육아휴직 분위기 언제 바뀌나
부모의 삶의 질, 자녀의 삶의 질로 이어져
육아부담 감소 등 만족도 높지만… "승진 불이익 우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 동향 조사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전년 대비(0.78명) 8%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저출산 대책에 대한 답으로 파격적인 당근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 노동자들은 육아휴직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남성들은 육아휴직 사용에 있어 '인사고과나 승진 등에서의 불이익 우려'를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민주노동연구원은 6일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 격차와 차별' 보고서에서 육아휴직을 경험한 남성 노동자 1720명(비조합원 853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육아휴직 사용대상자 설문조사임에도 응답자의 71%는 다니는 회사에서 남성이든 여성이든 육아휴직 신청에 눈치가 보이며, 아예 신청이 어렵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실제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중은 2016년 8.7%에서 2022년 28.9%까지 빠르게 늘었다가 지난해 28.0%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복수응답으로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은 이유'로 '인사고과,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우려'(85%)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이어 △휴직기간 중 소득 감소(80%) △회사에서 육아휴직 사용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76%)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66.0%) △사직 권고 및 구조조정 우선순위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58%) 등도 주된 이유로 꼽혔다.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복귀한 후 가장 힘든 점도 '고과, 승진 등 직장 내 경쟁력 약화'(3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자리 유지 및 배치전환 걱정(20%) △사직 권고 및 구조조정 우선순위(5%)라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59%가 육아휴직에 따른 불이익을 걱정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긍정적인 요소는 △육아부담 감소 △가사 분담 갈등 감소 △자녀와의 친밀도 강화 △부부간 의사소통 등 가족관계에 도움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90% 이상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우선 과제로는 △남녀가 함께 육아를 분담하는 사업장 구성원의 인식 변화'(71%) △승진·해고 등 인사상 불이익과 차별 금지(70%) △임금 삭감 없는 육아휴직 급여 지급(67%) 등이 거론됐다.
민주노동연구원은 "육아휴직 사용 격차는 부모의 삶의 질만이 아니라 자녀들의 삶의 질 격차로 이어지고 저출생, 사회불평등과도 이어진다"며 생애주기별 돌봄 정책과 돌봄 공공성이 강화된 시스템이 갖춰져야 남성 육아휴직도 보편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원 kooknot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