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세계한자학도서관 개관… 13일 개관식
경성대 도서관 내 도서관 형태
관련 서적 2만 권 비치 예정
‘한국의 자전·사전’ 개관 전시회
경성대학교 한국한자연구소 HK+사업단이 ‘세계한자학도서관’ 개관을 기념해 11일부터 한자문명창의체험관에서 고서 전시회를 연다. 경성대 도서관 안에 별도의 주제 도서관으로 개관한 세계한자학도서관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베트남 등 한자문화권은 물론이고 영미권에서 발행한 다양한 한자학 관련 서적 1만 권을 보유하고, 앞으로 1만 권가량을 더 수집할 예정이다.
한국한자연구소는 그동안 △<설문해자>, <이아>, <강희자전> 등 사전류 △성운학·훈고학 관련 서적 △갑골문을 비롯한 죽간(대나무를 엮은 뒤 그 위에 글씨를 쓴 기록), 목간(문자를 기록하기 위해 깎아 만든 나무 조각), 청동기문 등 관련 원서와 연구서를 수집했다. 한국한자연구소 HK+사업단 하영삼 단장은 “한자 관련한 좋은 자료를 집중적으로 모아서 전공자나 관련된 분들에게 제공하는 동아시아 학술 거점센터가 되겠다는 취지로 세계한자학도서관을 개관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들 자료는 목록화 작업을 통해 시민들이 누구나 검색해서 활용하게 할 예정이다. 도서관 개관식은 13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린다.
세계한자학도서관 개관을 기념해 ‘한국의 자전과 사전’이라는 주제로 15일까지 한자문명창의체험관에서 고서 전시회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 후기부터 광복 이전에 간행되었거나 필사된 자서류(字書類) 16종과 근대 자전류(字典類) 24종이 전시되어, 말로만 듣던 고서들을 직접 접하는 반가운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전은 옥편과 같은 의미이며, 자서는 글자 사전의 성격을 가진다. 한국 한자음을 기술한 <규장전운>·<증보삼운통고> △<대동운부군옥>, <옥휘운고>등 백과사전 같은 유서(類書) △한자 어휘를 주제별로 정리한 다산 정약용의 <물명고> △명나라 매응조(梅膺祚)가 편찬한 자전류로 조선과 일본에서 간행된 <자휘>가 전시된다. 명나라 소양유(蕭良有)가 지은 <옥당리정자의운율해편심경>는 자전과 운서(韻書)의 역할을 겸한 활자본으로 중국과 일본에서도 판본을 확인하지 못한 귀중본이다.
근대 자전류는 대부분 초간본이 출품됐다. 한자의 음의(音義) 정보를 한글로 최초로 풀이한 정익로의 <국한문신옥편>, 지석영의 <자전석요>, 조선광문회의 <신자전>과 일제강점기 일본어 학습을 위한 박중화의 <일선대자전>을 비롯한 이중어 자전과 휴대용 자전인 수진본도 포함돼 있다. 또한 1963년 북한의 과학원 고전연구소가 발간한 <새옥편>도 선보여 관심을 모은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서적은 한국한자연구소 공동연구원인 경성대 김철범 교수와 동서대 하강진 교수의 소장본이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