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해수욕장 파라솔 영업 수익 독점 ‘제동’
운영 단체 매출 연 10억 넘어
회계 결산 보고 항목 신설 등
구청, 선정 기준 강화하기로
2년 연속 참여 땐 원천 배제
부산 해수욕장 파라솔 운영에 대한 감시가 엄격해진다. 부산 해운대구는 해수욕장 개장 기간 파라솔 운영단체가 가져가는 매출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기로 했다. 여름철 두 달 운영에 10억 원 넘는 매출을 벌어들이는 파라솔 장사는 수익금의 지역사회 환원을 감안해도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해운대구청은 올해부터 해운대해수욕장 파라솔 운영단체 선정 기준을 변경한다고 11일 밝혔다. 구청은 2000년도부터 해운대와 송정 해수욕장 개장 기간 파라솔 대여 업무를 지역 봉사단체에 맡겨왔으나, 막대한 수익과 선정 과정을 둘러싼 투명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이번에 선정 기준을 대폭 손질했다.
해운대해수욕장 파라솔 운영 단체가 올리는 매출은 10억 원을 훌쩍 웃돈다.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총매출액은 약 12억 4400만 원, 2022년 총매출액은 약 15억 4600만 원이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있었던 2021년과 2020년도에는 각각 5억 1000만 원, 4억 8000만 원 수준이었으나 방역 지침이 완화된 이후 매출이 3배가량 늘었다.
참여단체는 총 10곳으로 결제 시스템 수수료, 청결 유지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운영단체 1곳의 평균 수익은 7000만~1억 원으로 알려졌다. 순수익에서 인건비를 제외한다 해도 두 달 장사로 벌어들이는 수익치고는 막대한 수준이다.
해운대구청은 올해는 운영단체의 수익 독점화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새로 적용되는 선정 기준의 핵심은 ‘회계 결산 보고 항목’ 신설이다. 100점 만점 중 30점을 차지하는 항목으로, 그동안 횡행해 온 일부 단체의 회계처리 부실과 수익금 활용 불투명성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사회 환원 부문 배점도 기존 25점에서 40점으로 대폭 높였다. 구청은 이웃돕기 성금품 기탁 등 사회 공헌 평가 비중을 높여 공공성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자원봉사 실적 15점, 구정 기여도 10점, 회원 수 5점으로,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운영단체의 독점 수익을 막기 위해 2년 연속 참여단체는 3년 차에는 원천 배제하는 요건도 신설했다. 또 해수욕장 파라솔 운영 구간을 기존 10곳에서 6곳으로 줄여 공공성을 확보한다. 줄어든 파라솔 운영 구간에는 포토존, 게임 체험존 등 관광객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모션 존으로 활용한다. 참가 단체도 10곳에서 12곳으로 늘려 최대한 많은 단체가 수익을 분배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오는 4월 단체의 신청을 받아 5월 해수욕장협의회에서 선정할 예정이다.
해운대구청은 고수익을 거둬가는 파라솔 운영단체의 수익을 지역에 기여할 방법을 꾸준히 고민해왔다. 지난해에는 청결유지비의 단체 부담률을 30%에서 40%로 올려받았다. 백사장 청소 인력에 수반되는 비용 일부를 파라솔 운영단체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운영단체별로 지급한 평균 청결유지비는 2022년 2200만 원에서 지난해 2900만 원으로 늘어났다.
해운대구 김성수 구청장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이 더욱 편안하고 쾌적하게 여름 바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