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가구 중 4가구 자녀 “김치 안 먹어”
aT ‘김치산업 보고서’ 발간
이유는 매운 음식 못 먹어서
"매운맛 등급 표시 도입해야"
우리나라 가정 10곳 중 4곳에서 자녀들이 김치를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전통음식이자 여전히 반찬으로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진 김치를 어린 자녀들이 잘 먹지 않아 앞으로 식탁에서 점점 사라질까 우려된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김치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3183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22년 기준 가정에서 김치를 전혀 먹지 않는 가족으로 자녀를 꼽은 응답이 40.9%에 달했다. 이어 본인(15.3%), 배우자(12.7%), 형제·자매 등 기타 동거인(5.6%), 부모(2.5%) 등 순이었다. 특히 자녀를 꼽은 응답은 2020년 32.3%에서 2021년 37.2%에 이어 2022년 40.9%로 계속 증가 추세에 있었다.
가정에서 김치를 먹지 않는 가족이 있는 경우, 그 이유로는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해서(30.8%)가 가장 많았고 김치 냄새를 싫어해서(16.6%), 김치가 맛이 없어서(16.5%), 염분이 많을 것 같아서(14.1%) 등 순으로 응답했다. 또 가정 내 김치 섭취가 줄고 있다는 응답이 42.7%로, 늘고 있다(6.0%)는 응답의 7배가 넘었다. 큰 변화 없다는 51.3%였다.
김치를 조달하는 방법은 상품 김치 구입이 30.6%로 가장 많고, 부모·형제 등 가족에서 얻었다(28.8%), 직접 담갔다(24.7%), 친척·지인 등에게서 얻었다(15.0%) 등의 순이었다. 또 외식·급식에서 김치를 먹을 때 원산지 표시를 확인한다는 응답은 71.6%에 달했다. 이는 중국산 등 수입김치에 대한 불신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산 상품 김치에 대해 ‘매운맛 등급 표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83.4%로 나타났고 ‘숙성 정도 표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90.0%에 달했다. ‘나트륨 함량 표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은 89.4%, ‘영양 성분 표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5.4%였다. 조사 대상 가구들의 식료품 구입 빈도는 1주일에 2∼3회(44.1%)가 가장 많고 1주일 1회(28.3%), 2주 1회(10.2%), 거의 매일(8.8%), 한 달 1회(5.8%) 등 순이었다.
식료품 구입 시 1회 평균 지출액은 7만 2289원으로 전년(6만 9792원) 대비 3.6% 늘었다. 2년 전(5만 9900원)과 비교하면 20.7% 증가한 것이다. 국제 식품 원재료 가격이 올라 국내 식품가격도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회 평균 지출하는 식료품 구입비 중 신선 농축산물 구입 비중은 51.0%, 가공식품은 49.0%였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