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없는 영도구, 물놀이장 확보 ‘골머리’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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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수변공원 해수 검사 결과
해수풀 수질 기준 2등급 안 돼
아미르공원, 잔디 훼손 탓 불가
구청 “12m 폭포 분수 검토 중”

지난해 부산 영도구청이 동삼동 아미르 공원의 잔디 광장에 개최한 물놀이장 모습. 영도구청 제공 지난해 부산 영도구청이 동삼동 아미르 공원의 잔디 광장에 개최한 물놀이장 모습. 영도구청 제공

사면이 바다인 부산 영도구가 물놀이 장소 확보에 연달아 애를 먹고 있다. 지난해 임시 물놀이장 개최지였던 아미르 공원은 잔디 고사 문제(부산일보 지난해 8월 2일 자 10면 등 보도)로 사용이 어려워진 데 이어 해수를 이용한 상설 물놀이장 조성 계획마저 물거품이 된 것이다.

영도구청은 최근 열린 ‘청학수변공원 구민친수공간 조성사업 중간보고회’에서 해수 물놀이장 조성 검토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영도구청은 청학동 청학수변공원에 해수 물놀이장 조성을 검토했다. 사면이 바다지만 해수욕장이 없어 물놀이 장소가 부족한 주민 민원 때문이었다.

그러나 물놀이장으로 적합하지 않은 수질과 높은 비용 탓에 조성 계획이 중단됐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해수 물놀이장 부지로 거론됐던 청학수변공원 앞 바다의 수질은 3등급이다. 이는 해양수산부가 정한 해수풀 조성의 수질 기준인 2등급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정화 시설이 필요하지만, 영도구청은 시설의 설치·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된다고 판단했다.

해수 물놀이장 불발 소식에 주민들은 아쉬움을 삼킨다. 아이를 키우는 영도구 주민 이 모(43·동삼동) 씨는 “여름에 물놀이를 하기 위해선 광안리해수욕장이나 해운대해수욕장 등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야 해 불편이 컸다”며 “영도에 상설 물놀이장이 생긴다는 소식에 기대가 컸는데 불발돼 아쉽다”고 말했다.

여름마다 개최돼 물놀이장에 대한 주민 갈증을 해소해주던 임시 물놀이장도 부지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대형 물놀이장, 워터 슬라이드 등 지난해와 비슷한 시설 규모를 수용할 장소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물놀이장 설치 장소였던 아미르 공원은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영도구청이 아미르공원 잔디광장을 2년 동안 폐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물놀이장 설치로 잔디광장의 잔디가 심각하게 손상된 것에 따른 조치다.

주민 사이에 물놀이장 인기가 높아 영도구청도 물놀이장 개장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지난해 동삼동 물놀이장을 운영한 2주 동안 3664명의 주민이 이곳을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영도구청은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물놀이장을 차질 없이 운영하기 위해 초봄인 지금부터 부지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구유지 외에도 영도구 내 다른 공공기관이 보유한 토지 등까지 부지 후보 대상을 넓혀 검토하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영도구청은 불발된 해수 물놀이장 대신 다른 물놀이 시설 조성으로 주민 아쉬움을 달래겠다는 계획이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청학수변공원 일원에 12m 높이의 폭포 분수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영도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물놀이 장소를 원하는 영도 주민들의 염원을 알아 해수 물놀이장을 추진했지만, 여러 문제로 불발됐다”며 “여름 물놀이장은 실무진 단계에서 검토 중으로 아직 정확한 후보지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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