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격차 해소 위해 지역 의무 근무 필요성 받아들이고 역할 수행”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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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대학병원 전공의 A 씨
“100명 중 40명 지역정원제 선발
재수생 대상 차별화 전형도 있어”

일본 규슈지방 미야자키현에 있는 미야자키대학병원 소속 레지던트 2년 차 A 씨. 본인 제공 일본 규슈지방 미야자키현에 있는 미야자키대학병원 소속 레지던트 2년 차 A 씨. 본인 제공

“일본에서도 의무적으로 의사가 섬 같은 벽지에서 근무해야 하는 지역정원제에 대해 물론 반발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죠. 제가 미야자키대학을 입학했을 때만 해도 지역정원제로 입학한 학생이 20명이었는데 지금은 40명으로 2배 늘었습니다.”

일본 국립 미야자키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연수의(한국의 전공의) A(27) 씨는 최근 〈부산일보〉와 일본 서일본신문과의 공동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미야자키대 의대 출신으로 같은 대학 병원에서 인턴을 거쳐 소화기 내과 전문의가 목표인 레지던트 2년 차 의사다. 그가 아직 전공의 신분이라는 점에서 익명 전제로 인터뷰가 이뤄졌다.

일본 규슈 지역 미야자키현에 있는 미야자키대학의 경우 2가지 종류의 지역정원제를 도입하고 있다. 한 종류는 한국의 지역인재전형처럼 지역 출신 인재를 뽑는 전형으로 의무 근무 기간이 없다. 고등학교 3학년 졸업을 앞두고 시험을 보는 학생만 대상이다.

또 다른 종류인 지역특별전형의 경우 매달 10만 엔(약 89만 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의대 졸업 후 6년간 의무로 지역의료기관에 근무해야 한다. 대신 이 전형은 1번 이상 입시에 도전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해 차별화한다.

한국의 제주도와 비슷한 기후로 관광산업과 농업이 발달한 미야자키현은 한국의 많은 지방 도시와 마찬가지로 젊은 인구 유출과 고령화에 직면해 있다. 미야자키대학 의대가 2023년도 기준 정원 100명의 40%에 달하는 40명을 지역정원제로 선발하는 이유다.

A 씨는 “지역정원제로 입학한 동기의 경우 현재 벽지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역시 가장 어려운 점은 해당 지역에서 수련을 할 수 있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다”며 “전공의 입장에서 지도의(교수)가 중요한데 방사선과, 마취과 같은 특수한 과는 벽지에 지도의가 없을 수도 있어서다”고 설명했다.

결국 미야자키현과 대학이 협력해 전공의가 수련할 수 있는 지도의가 있는 곳에 지역정원제 출신 전공의를 배정한다. 지역정원제로 의대를 졸업한 의사가 의무 근무 기간 중 타 지역에서 의술을 펼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른 지역으로 전출하는 순간 전문의 자격이 박탈된다. 일반의도 개원을 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의 경우 전문의 자격이 없으면 개원과 취직이 어려워 사실상 의사 면허 박탈과 다름없다.

A 씨는 “일본에서는 지금도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고 의사들도 의사를 더 늘려 달라고 정부에 건의하는 상황”이라며 “지역정원제 같은 제도가 없다면 벽지에서 근무할 의사를 구하기 힘든 만큼 반발이 있더라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영미 기자·서일본신문 이와사키 사야카 기자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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